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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소국 등록일: 2015-09-21 10:40:44 IP ADRESS: *.36.79.19 댓글: '0' ,  조회 수: '1463'

** 지난 7월 20일부터 30일까지 젊은이선교체험을 필리핀으로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참석한 분들이 쓴 체험수기를 올립니다. 골롬반은 하느님을 만나고 그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하는 분들을 기다립니다. **


7월 28일(화) 올롱가포 프레다센터


유정원 로사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센터 실무자)


  필리핀 선교체험의 마지막 여정인 올롱가포 프레다센터(Olongapo Preda Center)는 우리가 머물던 마닐라 싱갈롱의 골롬반 본부에서 제법 먼 곳에 있다. 그래서 원래는 이틀간 찬찬히 둘러보려 했으나, 현지 사정상 하루에 둘러보고 오느라, 아침 6시 20분에 출발하였다.
  전체 프로그램 중 맨 마지막 방문지였고, 그동안 설사와 탈진과 열사병을 앓으면서도 묵묵하고 성실하게 참여해온 우리 모두를 위해 에어컨이 나오고 좌석이 편안한 밴을 두 대 빌려서 다녀왔다.
  3시간이 넘도록 타고 간 차 안에서 본 길거리 풍경은, 그동안 지프니나 트라이시클이나 전철에서 경험한 것과는 사뭇 달랐다. 마치 한국에서 자동차를 탄 채로 밖을 멍하니 보듯이 유리창 너머로 지긋이 바라보는 시골 경치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면서도, 강한 의문을 갖게 했다. ‘우리가 그간 만났던 나보따스와 빠사이 무덤에 사는 이들이 이 공기 좋고 넓은 시골에 와서 자리를 잡고 살면 좋지 않을까? 어차피 도심 한 복판에서도 궁핍한 살림을 피할 수 없다면, 잠자리라도 편한 시골에서 사는 게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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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혼자만의 의구심을 품고 찾아간 프레다 센터 건물은 사무실로 구성된 공간이라는 느낌이강했다. 다만, 1층 홀에 걸어놓은 포스터들을 보고서야 어린 소년소녀들을 위한 사회운동에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앞선 날들에도 확인한 거지만, 가난하고 열악한 지역에서 가장 희생당하기 쉬우면서도 가장 반짝거리는 존재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헐벗음은 그들의 눈빛이나 표정과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강한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품은 구덩이에 나를 집어던지곤 했다. 프레다 센터 홀에 걸어놓은 포스터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모여서 찍은 사진의 표정은 여느 행복한 아이들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그 사진에 대한 설명은 ‘네 아우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고 준엄하게 물으시는 그분의 음성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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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에서 준비해준 점심을 가지고 우리는 ‘소녀의 집’과 ‘소년의 집’을 연달아 둘러보았다. 그 집들이 모두 매연에 찌들고 낯설고 무례한 시선들에 노출되지 않은 자연 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녀의 집’ 소녀들은 밝았다. 비슷한 또래의 외국 청소년들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나누려는 마음이 보였다. 오히려 우리 식구들이 소극적이고 조심스러웠다. 센터의 안내자가 “그들에게 무엇이든 물어봐도 좋다.”고 했지만, 그 무엇도 묻지 못하고 멋쩍은 표정으로 바라보거나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10대 소녀가 낳은 2개월 된 아기를 소중히 안아볼 때에야 겨우 우리 여학생들에게서 미소가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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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식사를 하고 찾아간 ‘소년의 집’은 둘러보기가 좀 힘들었다. 몸이 힘들었다는 것보다 마음이 말이다. ‘소녀의 집’이 그래도 따뜻하고 아늑한 가정 같았다면, ‘소년의 집’은 수용시설 같은 분위기였다. 열다섯 살 이하의 소년들 침실에는 매트를 벗겨내고 홑이불과 베개만 있는 침대가 줄지어서 40-50개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소년들이 저녁에 잠자리에 들면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문에 자물쇠를 채워놓는다고 한다. 나는 차마 그들의 숙소에 사진기를 들이밀 수가 없었다. 우리 주위를 따라다니며 맴돌던 열 살 안팎 소년의 경계하는 듯한 눈빛이 지금도 잊히지가 않는다. 존중받지 못하고 눈치껏 살아남아온 아픈 시간들이 고스란히 읽혀서, 가슴이 아리고도 착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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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오는 길에, ‘과연 그 소녀와 소년들은 어떤 삶을 살 것인가?’라고 물으며 그 어떤 답도 찾지 못하는 나를 만났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 가족과 내 일에 빠져 살아온 나에게, 그들은 천진난만하고도 무시하지 못할 서늘한 시선으로 다가왔다. “나는 무슨 인연이 있어서 그 자리의 그들을 만난 것이고, 그들에게 어떤 이웃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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