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회소식
  • 선교일기
  • 자유게시판
  • 궁금해요
  • 관련사이트
작성자: 가든 등록일: 2016-04-05 10:38:46 댓글: '0' ,  조회 수: '2391'

필리핀 파사이 무덤지역 '모자이크 청소년 센터' 사도직을 하고 있는

최유진 수녀(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의 글<땅끝까지> 2016년 3-4월호)을 전해드립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무덤의 아이들

 

 

2011년부터 무덤 사도직을 하였는데, 2014년 12월 드디어 무덤에 사는 아이들을 위한 작은 집을 빌렸습니다. 20평 남짓한 공간에 화장실 하나, 부엌 하나 그리고 마루가 있습니다. 우물물로 대충 씻던 아이들이 센터 화장실에서 마음껏 씻는 모습을 보면 여간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의자에 앉아 숙제를 하고, 매끈한 책상 위에서 그림을 그리고, 식탁에서 간식을 먹습니다. 저희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우리 아이들에게는 큰 기적입니다.

 

image_view.php?d=mission&f=8520160315141555.jpg

 

우리 아이들의 삶을 좀 더 이야기하겠습니다. 매년 11월 2일은 ‘위령의 날’로 조상들의 산소에 성묘하는 날입니다. 우리 무덤 사람들에게는 돈 버는 날이지요. 어른들을 빚을 내어 한 평짜리 구멍가게를 만들어 물, 과자 등을 팔고요. 아이들은 무덤 청소, 페인트칠 등을 하고 돈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날 사용하고 무덤에 남겨진 초들을 긁어모아 팔기도 합니다. 이들은 이날 벌어서 1년을 산다고 합니다.

 

image_view.php?d=mission&f=8520160315141613.jpg

 

지난 위령의 날에는 우리 아이들이 걱정되어 이 일에 동참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일을 얻기 위하여 성묘하러 온 사람들을 무작정 따라갑니다. 제 마음을 먹먹하게 하는 점은 이날이 핼러윈이라, 밖의 아이들은 멋진 핼러윈 분장을 하고, 부모들과 행복하게 보내는데, 우리 아이들은 체감 온도 40도가 넘는 무덤에서 청소하고, 초를 긁어모으고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성묘하러 온 사람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깨끗이 청소하라고 윽박을 지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여린 손으로 시멘트 무덤을 닦습니다. ​일을 끝내고 돌아온 우리 아이들의 손에는 피가 맺혀 있습니다. 괜찮냐고 묻는 저에게 돈 벌었다고 자랑하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저를 더 슬프게 하였습니다.

 

image_view.php?d=mission&f=5520160315141650.jpg

 

아이들은 무조건 보호 속에 사랑 받아야 하는 존재인데, 우리 아이들은 모진 상황을 너무나 익숙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아무에게도 존중받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삶이 가난이구나. 가난한 아이들은 내던져진 삶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발버둥 쳐야만 하였습니다.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느 날 저희 센터에 강아지가 생겼습니다. 직접 강아지 집을 만들었는데, 비가 많이 오는 지역 특성에 맞게 지붕도 만들고, 작은 계단도 만들어 침수되지 않게 하였습니다. 그것을 보고 우리 아이들이 자기들의 집보다 좋다고 합니다. 강아지 집에 비를 막아 주는 지붕이 있다는 것을 부러워하는 모습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image_view.php?d=mission&f=8920160315141709.jpg

 

 

이제 아이들이 조금씩 눈을 떠 무덤 밖 세상을 바라봅니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희망이 무엇인지,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배웁니다. 이러한 우리 아이들의 변화에는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돌봄이 정말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소중한 존재입니다. 소중한 여러분의 가정에 기쁨과 평화가 하얀 눈 소복이 쌓이듯 끊임없이 내려지길 기도합니다. 무덤에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큰 사랑 보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가입을 하셔야 글쓰기가 가능합니다!(실명등록필수) 관리자 2008-09-16 21707
60 [미얀마] 이제훈 신부_골롬반이 돌아왔다. file 관리자 2017-09-05 462
59 [필리핀] 평신도선교사 노혜인 안나 file 관리자 2017-07-03 988
58 [칠레] 이재민 신부_선교, 친구가 되는 것 file 관리자 2017-06-08 1198
57 [페루] 신부님 당나귀는 사룟값이 안 들어서 좋겠어요. file 관리자 2017-04-21 1375
56 [대만] 서경희 신부_죽순이 얄미울 때 file 관리자 2017-03-23 1458
55 [한국] 한국지부 전요한 신부 file 관리자 2017-01-17 2047
54 [칠레] 죽은 이를 기억하려는 아름다운 마음_문석훈 신부 관리자 2016-11-16 2132
53 [칠레] 원치않은 밤손님의 방문_문석훈 신부 관리자 2016-10-24 2026
52 [페루]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_양호준 신부 관리자 2016-09-09 2109
51 [페루] '함께'를 가르치는 유치원 file 가든 2016-08-26 1983
» [필리핀] 반짝반짝 빛나는 무덤의 아이들 가든 2016-04-05 2391
49 [칠레] '산티아고 순례길' 안내 해달라고요? file 관리자 2016-03-29 2690
48 [칠레] 예수님 걸음에 맞추라는 말 file 관리자 2015-01-02 4728
47 [한국] 피지에서 온 평신도 선교사 file 관리자 2014-12-09 5311
46 [칠레] 환경 변화는 새로운 삶으로 이끄는 주님 부르심 file 관리자 2014-04-04 6085
45 [칠레] 3년 정든 시골 본당 뒤로한 채 '산티아고'로 file 관리자 2014-04-04 6055
44 [칠레] "주님, 어린 천사 안헬리카의 영혼을 받아 주세요" file 관리자 2014-03-19 6165
43 [칠레] 선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조바심 아닌 진실한 기다림 file 관리자 2014-03-13 6682
42 [칠레] 선교사, 모든 것을 받아 들이는 하느님 사람" file 관리자 2014-02-27 5756
41 [칠레] 안락함 벗고 산티아고 빈민가의 뙤약볕 속으로 file 관리자 2014-02-27 6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