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교센터 소개
  • 열린 미사
  • 해외선교사 교육
  • 강좌&고해성사
  • 대관
  • 선교연구
  • 선교센터 소식

./files/attach/images/505/img_center-news.gif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9-07-21 14:20:22 댓글: '0' ,  조회 수: '6238'
10월의 첫번째 목요만남을 열어주신 최 수산나 수녀님은 미얀마에서 현재 활동중이십니다.
그곳에서 의료봉사중이며, 잠시 재충전을 하기 위해 한국에 들렀다 가셨습니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피정 동안 들어온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 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루가, 4장)

▲ 미얀마 물품 (왼쪽 물동이 지고 있는 상, 오른쪽 미얀마 하프 소형 모조품)


수녀님이 미얀마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힘을 충만하게 받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기도중에 잠시나마 기억해주신다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
* 이 글은 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 소속 최혜숙 수산나 수녀님께서 교황청전교기구 한국지부에서 발행하는 ‘땅끝까지’ 30호에 쓰신 글입니다.

처음 가는 곳은 늘 그렇듯이 마음이 설렌다. 이틀 전 제봉찬에 사는 한 교우가 와서 카이타우에 추수감사절 행사가 있으니 꼭 오라고 초대했다. 작년 홍수 때 아주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이 지역은 그 당시 길이 막혀 도움의 손길마저 닿지 못한 곳으로 방문할 계획이 있었기에 선뜻 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통통 배를 타고 약 5시간, 우리가 카이타우에 도착했을 땐 벌써 날이 저물었다. 3마일을 걸어가야 했는데 다행히 마을 청년이 달구지를 끌고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가는 길이 어두웠지만 넓은 대지에 많은 농작물이 잘 자라고 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크게 자란 옥수수와 제주도 못지않게 활짝 핀 유채꽃, 나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홍수가 지난 이후 본당신부님과 함께 농사짓는 데 도움을 주려고 씨감자와 유채 씨앗을 나누어 주었는데 이렇게 잘 자란 것이었다.


우리가 도착한 집 주인은 손님을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불을 지펴 밥을 하고 닭을 잡고 하는 모든 주방 일을 방안에서 준비했다. 식사가 끝나자 한사람씩 모여들기 시작했는데 한 어르신은 나의 야식거리로 3마일이나 되는 밤길을 걸어가 잘 익은 옥수수를 따다주셨다. 우리는 불 주위에 모여앉아 옥수수를 구워 먹으며 지난해 홍수로 잃어버린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집 한 채도 남기지 않고 모두 쓸어갔어요. 전 재산과도 같은 소들도 거의 죽고 닭, 돼지들도 모두 물에 쓸려갔어요. 그나마 사람들은 남은 재산을 건져보려고 배를 타고 2주일씩 먹을 것도 없이 물위에서 맴돌았어요." 사실 약 한달 정도 전 지역이 물이 잠겨있었고 그 당시 심었던 벼, 옥수수, 감자, 유채 등 모든 농작물도 다 휩쓸리고 흙에 파묻혔기에 무에서, 황무지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이 홍수 피해로 겪은 고통과 아픔을 그래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만큼 이번 추수감사절은 큰 의미가 있고 뜻 깊은 행사인데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신 이불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렸다.

아침 일찍부터 모두 추수감사절 준비에 바빴다. 공소도 없는 곳이라 논 한 가운데 비닐 포장으로 지붕을 만들고 들꽃과 옥수수 대로 여기저기 장식을 해놓았다. 제대와 행사장을 열심히 뛰어다니며 장식하시는 한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할머니는 처음엔 옥수숫대와 사탕 수숫대를 가져와 입구를 장식하고 잠시 사라졌다간 이번에는 호박이 달린 호박 넝쿨을 가지고와 제대 앞을 장식하고, 그 다음 벼 씨를 가득 해운 예쁜 전통 바구니를 들고 오셨다. 주름진 얼굴에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지만 수줍은 미소 안에서 풍기는 할머니의 기쁜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이 마을엔 열 가구의 가족들이 흩어져 사는데 오늘 행사엔 먼 지역에서 오신 목사님과 불교 신자들도 참석하여 약 100명 정도 함께했다.

추수감사절 전례는 전교 회장이 집전했는데 인상 깊었던 것은 다양한 농작물을 가득 채운 25개의 카친 전통 바구니의 봉헌이었다. 전례가 끝난 후 우리는 모두 아주 기쁘고 즐거운 식사시간을 가졌다. 땅바닥에 동그랗게 모여앉아 미리 준비해두었던 음식을 차려먹고, 차를 마시고, 떠들어댔다. 모두 얼굴에 웃음과 기쁨이 가득했다. 이날 밤은 추석날처럼 달이 훤하였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준비를 했는지, 아이들의 노래자랑, 어른들의 춤 솜씨, 연기, 노래자랑, 등 밤이 깊어질수록 열기는 더해갔다. 하느님께서 늘 이들의 마음이 오늘처럼 기쁘고 행복하게 해주시기를 기도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식사를 마쳤을 땐 우리를 마중 나왔던 청년이 다시 달구지를 끌고 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마을 주민들이 준비한 많은 선물들, 이름 모를 여러 가지 야채, 호박, 옥수수, 유채 잎, 벼 6가마니, 닭 3마리, 삶은 돼지머리 1두 등이 우리가 타고 갈 달구지에 가득 실려 있었다. 몇 번이고 감사의 인사를 드린 후 우리는 달구지와 함께 걸을 수밖에 없었다. 선물이 달구지에 가득 찼으니…… 한 시간 정도 걸어가는 동안 그들의 노고로 무럭무럭 자라는 많은 농작물들을 보면서 고맙고 마음이 흐뭇했다. 올해는 진흙이 땅을 너무 많이 덮어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을지 걱정했다는데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수고를 헛되이 하지 않으셨다.

돌아오는 뱃길에서 난 선교사들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선교사란 자신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많은 것을 지역 주민들에게 나누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그렇다. 나의 가족과 나라, 문화, 언어, 음식 등을 포기하고 이곳 미얀마의 모든 것과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러나 오늘 달구지에 가득한 선물을 받고 나는 그 많은 선물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시간과 정성, 따뜻한 마음, 배려, 사랑, 나에 대한 그들의 신뢰와 존중을. 그리고 내가 그들과 함께 있을 때, 그들과 나의 삶을 나눌 때에 그들이 느끼는 행복함과 풍요함을 맛볼 수 있는 것은 이들이 나에게 베푸는 특별한 선물이고 나를 부자로 만들어 준다. 내가 포기한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다. 난 이번 방문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다시 한번 강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그래, 하느님은 그들 안에, 그리고 내 안에서 숨쉬며 살아계시고 활동하시는 거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 [2006년 3월] 북한축구팀을 다룬「천리마축구단」 관리자 2009-07-21 6349
75 [2006년 3월] 멕시코에서 지낸 10년 - 정명희 안나 수녀 관리자 2009-07-21 6715
74 [2006년 상반기 수요영성] 창조(생태)영성 1회 강좌요약 관리자 2009-07-21 5869
73 [2005년 3월] 열린미사후기 관리자 2009-07-21 5837
72 [2006년 3월] 외국인 선교사 이야기 - 홍세안신부 관리자 2009-07-21 6305
71 [2006년 3월] 목요만남 관리자 2009-07-21 6185
70 [2006년 상반기] 선교센터 강좌 관리자 2009-07-21 5922
69 [2005년 12월] 예수탄생대축일 밤미사 후기 관리자 2009-07-21 5739
68 [2005년 12월] 열린미사 관리자 2009-07-21 5714
67 [2005년 12월] 웰컴 투 동막골 → 웰컴 투 용서 관리자 2009-07-21 6040
66 [2005년 12월] 아프리카 '가나' 선교나눔 관리자 2009-07-21 5853
65 [2005년 12월] 베트남신부의 이야기보따리 관리자 2009-07-21 5846
64 [2005년 12월] 목요만남 관리자 2009-07-21 5654
63 [2005년 11월] 열린미사 관리자 2009-07-21 5621
62 [2005년 11월] 거북이도 난다 - 그래도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 관리자 2009-07-21 6098
61 [2005년 11월] 이어돈 신부 - 한국에서의 삶 관리자 2009-07-21 5859
» [2005년 11월] 미얀마에서 살아가기 관리자 2009-07-21 6238
59 [2005년 11월] 목요만남 관리자 2009-07-21 5796
58 [2005년 10월] 열린미사 관리자 2009-07-21 5646
57 [2005년 10월] 260일간의 감동 실화 관리자 2009-07-21 5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