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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정호 등록일: 2012-03-09 11:50:00 댓글: '0' ,  조회 수: '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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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어본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는 영화 ‘트루먼 쇼’ 이다. 처음 그 영화를 본 이후 비디오를 세 번이나 연달아 더 빌려 보았다.

  주인공 트루먼은 더 넓은 세상을 갈망한다. 지금껏 살아온 세상이 그에게 가르쳐준 지식, 상식을 넘어서 뭔가 새로운 세상이 있음을 느끼고 그곳을 향해 나아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내 생각, 내 경험, 내 지식의 너머에 뭔가 새로운 지평이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 그것은 나를 감동하게 만든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편견과 자신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는가 말이다. 그리고 그 생각들이 우리의 마음을 정치적으로, 학문적으로, 또 때로는 종교적으로 편협하게 만들고 스스로의 한계를 정해 머무르게 하고, 발전을 더디게 만든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남미대륙을 점령하던 시절, 유럽에서는 때 아닌 신학논쟁이 불붙었다고 한다. 논제는 ‘야만인들에게 과연 신앙이 있는가?’ , ‘그들에게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주는게 의미가 있는가?’, ‘하느님은 그들도 구원하실까?’ 이었다. 유럽의 백인을 제외한 아프리카나 남미의 원주민들을 사람과 원숭이의 중간쯤인 새로운 종으로 인식한 그들에게 그러한 논쟁은 자연스러운 것이었으리라. 지금으로 치면 ‘소나 돼지에게 신앙이 있는가?’ , ‘그들도 구원받을 것인가?’ 정도 되겠다.

  나는 이 글에서 신학적 논쟁이나 주장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우리 자신도 알지 못하는 우리의 편협한 사고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하는 것과 그것이 우리의 진보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고 싶다.

  트루먼쇼 이야기의 또 다른 감동은 더 넓은 지평을 향한 그의 의지와 노력이다. 영화에서 그의 도전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에 의해 철저하게 방해받는다. 물리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네가 원하는 그런 세상은 결코 있지도 않고 도달할 수도 없다는 메시지를 어릴때부터 강하게 주입받는다. 내가 심리학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릴때부터 주입된 경험이나 트라우마는 대부분 일평생 우리의 생각과 사고를 통제한다. 우리는 어린시절의 상처에 묶여 쉽게 상처받거나 남을 상처주기 쉽고, 어린시절의 두려운 기억이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를 앞으로 나아갈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트루먼은 그러한 자신의 아픔까지도 쿨 하게 털어버리고, 무의식이 지배하는 가짜 세상이 아닌 나의 의식과 의지를 통제할 수 있는 진짜 세상을 추구해 나간다. 편견을 벗어나 새로운 지평을 향하는 그의 도전과 열정은 나를 감동케 한다.

  영화가 끝난후 나는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세트장을 빠져나간 그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어쩌면 감독의 말 처럼 세트장 안이 그에겐 천국일수 있었다. 공부할수 있고, 직장에서 일할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할 수 있었다. 가끔씩 휴가를 즐길수 있었고, 친한 친구와 만나 맥주잔을 부딪히며 옛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었다. 그는 과연 후회했을까? 아니면 늘 그러했던것 처럼 끊임없이 세상에 도전하며 자신의 길을 가고 있을까?

  어쩌면 그것은 지금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할 것이다. 안정된 직장과 따뜻한 가족, 친구들의 곁을 떠나 다른 세상에서 다른길을 걷고있는 나에게 트루먼은 질문을 던진다.



너 행복하니? 아니면 후회하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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