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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8-09-03 11:05:03 댓글: '0' ,  조회 수: '475'

<피지 이야기>

복음의 기쁜 나눔

정의균 가롤로 신부/ 골롬반회


피지에 온 지 1년이 지났습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는 신학생 때 사목 실습을 하면서 2년 동안 살았던 낯설지 않은 나라지만,

날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며 지냅니다.


제가 보좌 신부로 사목하는 레왕가 성당은 시골에서 올라온 도시 빈민이 많이 사는 지역에 있고,

11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진 본당입니다.

저는 가정방문, 봉성체, 기도 모임과 청년사목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피지에 일자리가 많이 없다 보니 직업을 가지지 못한 청년들이 많은데, 우리 본당 청년들에게

그들 자신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주는 데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

오후 3시 면 학교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어린이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공부방을 준비하면서 요즘 바쁘게 지냅니다. 실수도 많이 하고 적응하느라 힘들 때도 있지만,

이곳 사람들이 주는 사랑에 힘을 내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하여

하루하루 노력하고 있습니다.


    1.jpg

  본당 청년들과 함께


피지의 많은 본당은 1952년 성골롬반외방선교회가 13명의 회원을 피지에 파견한 이후로

많은 선교사제들의 손을 거쳐 성장하였습니다. 피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골롬반회 선교사들은

따뜻하고 정 많은 이로 남아 있습니다.

골롬반회가 설립했거나 활동했던 많은 본당은 수바 대교구 관할로 이전되었고,

지금은 피지 출신 사제들이 사목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세 개의 본당에서 사목하고 있는데, 북쪽 섬에 위치한 람바사성당과

춘천교구 장성준 안셀모 신부가 골롬반회 지원사제로 활동하는 서쪽 지역의 성당

그리고 제가 보좌신부로 일하는 수바 시내의 레왕가성당입니다

.

수바 대교구와 골롬반회와의 오랜 인연 덕분으로 골롬반회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백 주년이 되던 날(629일 사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

수도 수바시에 있는 예수성심 중고등학교에서 열린 100주년 축제에 골롬반회 본당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온 신자들까지 약 천여 명이 참석하여 100주년 주제인

복음의 기쁜 나눔을 함께하였습니다.


별히, 미사 안에서 피지 원주민, 인도계 피지인(이들은 영국 식민지 때 노동자로 강제이주해 온

인도인들의 후손) 그리고 람비인(키리바시 공화국에서 온 이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아름다운 전례를 봉헌했습니다. 다양한 민족들이 사는 곳이지만, 저마다의 전통을 존중하고

서로 어우러져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이 나라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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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00주년 미사

미사 후에는
양고나 예식이 있었습니다. 양고나라는 나무의 뿌리를 빻아 물을 섞은 후

천에 걸러서 나온 즙을 돌아가면서 나누어 마시는 예식입니다. 양고나는 피지 사람들이

거의 매일같이 마시는 한 음료이면서 이번 기념행사처럼 중요한 일, 혼인, 장례, 각종 기념일 등에

언제나 빠지지 않는피지 문화 안에 깊숙이 자리 잡은 전통 음료입니다.


제가 처음 양고나를 마셨을 때 혀가 굳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 독하고 낯선 맛에 힘들었지만, 저를 환영하며 대접하는 양고나를 차마 사양하지 못했었지요.

이제는 저도 이곳 문화를 배워가면서, 사람을 환대하고 삶을 즐길 줄 알며,

순수하고 낙천적인 피지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양고나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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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나 예식


양고나를 마시고 있을 때, 각 본당에서 준비해 온 장기자랑이 시작되었습니다.

피지 전통춤인 매깨(Meke)부터 아이들의 신나는 춤까지 그 자리에 참석한 남녀노소 모든 이가

축제를  함께 즐겼습니다. 피지에는 시간 개념이 한국과는 조금 다른데요. 정확히 지켜지는 시간은

오직 미사 시간뿐식사와 다른 장기자랑 순서도 그냥 흘러가는 대로 진행되었지만,

사람들은 불평불만 없이 그저 기쁘게 즐겼습니다. 이것이 피지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피지 사람들과 기쁜 축제의 시간을 보내면서, 골롬반 회원들이 이 나라에 뿌렸던 씨앗의 열매를

본 것 같았습니다.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면서, 지난 시간 선배 선교사들이 이룬 업적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게 됩니다. 남태평양으로 아시아로 그리고 남미로 파견된 모든 골롬반회 선교사들은

지금보다 훨씬 낙후된 환경 속에서 활동하며 그리스도의 빛을 끊임없이 밝혀 주었습니다.


젊은 골롬반회 선교사제로서 앞으로 또 다른 100년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부담감이 어깨에 가득하지만,

복음의 기쁜 나눔안에서 그리스도의 빛이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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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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