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다종교 사회에선 무신론자와도 대화할 수 있어야

2014-03-20T14:56:10+09:00

작성자: 관리자등록일: 2014-03-20 14:56:57  조회 수: ‘4420’

*** 2014년 2월 28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다종교 사회에선 무신론자와도 대화할 수 있어야

 

임영준 신부, ‘다종교와 하느님의 선교’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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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준(에이몬 아담스) 신부

 

 

종교간 대화를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아일랜드 출신의 임영준 신부(에이몬 아담스, 성골롬반외방선교회)는 25일 열린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선교 8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다종교 사회를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은 “여러 종교들 중 우리 종교는 하나일 뿐”임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다른 종교와의 관계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 서두에 임 신부는 아직 한국에서 낮선 개념인 ‘JUBU’를 소개했다. ‘주부’라고 발음되는 이 단어는 영어 ‘Jewish Buddhist’의 줄임말로, 유대인 출신의 불교도를 뜻한다. 유대교 신자이지만 불교 명상과 철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임 신부는 “현대사회에서는 ‘불교적 그리스도인(Buddhistic Christian)’도 있을 수 있다”며 “두 가지 종교의 결합을 보여주는 이 단어가 우리들이 살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종교인들이 이러한 현실을 알아야 하고, 이에 대한 의견도 가져야 한다. 모른 척 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임 신부는 “새로운 종교적 현실을 인정하면서, ‘여러 종교들 중 우리 종교는 하나일 뿐’이라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 명제를 해석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이를 ‘한 공동체에 여러 종교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는 ‘공동체 안에서 내 종교와 다른 종교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임 신부는 “두 가지 해석이 전제하고 있는 사고방식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하며,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종교가 다양하게 있는 것이 좋을까, 하나만 있는 것이 좋을까?” “만약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전부 자신의 종교를 포기하고 내가 가진 종교로 개종한다면 어떨까?” “나는 다른 종교의 존재를 참고 견디는가, 아니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나는 다른 종교와의 관계에서 어느 단계까지 갈 수 있을까?” 종교 다원주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질문들이다.

 

임 신부는 “종교 다원적인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종교간 대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의 목적으로 ‘배우기, 변화하기, 성장하기’를 들며, “진리란 내가 지니는 것보다, 남이 지니는 것보다, 나와 남 사이에 있는 것이다. 종교간 대화의 여행이 시작될 장소는 우리 마음”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방식’으로 임 신부는 ▲신학교와 수도회 차원의 타종교 심화 교육과정 도입, ▲교단의 규모나 조건의 제한 없이 무교, 무신론자까지 대화의 문 열기,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협력, ▲영적 고립주의 뛰어넘기 등을 제시했다.

 

더불어 임 신부는 “종교간 대화의 주제와 상대를 다양하게 넓혀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각 종교에서 남성보다 여성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종교간 대화가 열리는 자리에서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현저하게 낮은 것을 지적하며, “종교간 대화에서 젠더 이슈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수진 기자 | sj1110@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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