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이찬 신부_못되게 사는 사람들이 더 잘 사는 것 같아요.

2016-11-24T10:55:33+09:00

작성자: 관리자등록일: 2016-11-24 10:55:13  조회 수: ‘3077’

*** 2016년 11월 27일 발행 「가톨릭신문」(제3021호, 17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가톨릭신문 기사 바로보기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못되게 사는 사람들이 더 잘 사는 것 같아요.

[질문] 못되게 사는 사람들이 더 잘 사는 것 같아요.

착하고 순한 사람이 왜 잘 못 사는 걸까요? 주위를 보면,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하고, 우직할 만큼 법대로 사는 사람들은 항상 남한테 무시당하는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에 밝고 조금은 못되게 사는 사람들이 오히려 편안하게 잘 사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비뚤어진 생각을 하는 것일까요?

275890_7430_1.JPG

【답변】불의한 구조가 문제… 스스로 격려하고 위로해야

거의 50년 전에 발표된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회칙 「민족들의 발전」(1967년)을 통해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여러 대륙에서 무수한 남녀가 굶주리고 무수한 소년소녀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꽃다운 나이에 숨져가고 있다.”(45항) 이런 현실 상황은 “분명 하늘을 향해 울부짖을 만큼 정의를 벗어났다.”(30항)

부유한 자는 급속도로 부유해지고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불의한 구조가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도 이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질문하신 대로 착하고 순한 사람들이 점점 더 가난해지는 현실은 하느님도 슬퍼하고 계십니다.

레위기 25장 10절에서는 “너희는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한 해로 선언하고, 너희 땅에 사는 모든 주민에게 해방을 선포하여라. 이 해는 너희의 희년이다. 너희는 저마다 제 소유지를 되찾고, 저마다 자기 씨족에게 돌아가야 한다”라고 하십니다. 이것이 희년의 의미입니다. 50년이면 원래의 자기 재산을 찾아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사유재산권을 존중해야 합니다만, 사유재산권이 무조건적이며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부유한 이들이 모든 사람이 함께 사용하도록 주어진 것을 독점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사회학적인 문제입니다.

심리적으로도 쪼들리게 되면, 일상 생활에서 자기에 대해 존중감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늘 무엇인가 못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도 있고, 무시당하면서 살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남들이 홀대하거나 싫은 소리를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자신을 비난하게 됩니다. 자신을 야단치고 혼내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자기 자신을 혼내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정과 지지 없이 자기를 혼내면, 가장 먼저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우울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많은 심리학자들이 설파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자신을 야단치지 마십시오. 자신을 칭찬해도 모자랄 판에 야단을 하면 자신이 갈 곳을 잃고 방황하기 마련입니다. 세상이 내 뜻대로 굴러가지 않을 때가 너무 많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을 내팽개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힘을 합쳐서 하느님의 정의가 이 땅에서 실현되도록 해야 하고,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는 스스로를 격려하고 위로하셔야 합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공정을 지키고 정의를 실천하여라. 나의 구원이 가까이 왔고 나의 의로움이 곧 드러나리라.”(이사야 56:1)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주님과 함께 늘 평안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이찬 신부 (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

이글을 SNS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