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이찬 신부_통성기도에 거부감이…

2016-11-16T20:40:57+09:00

작성자: 관리자등록일: 2016-11-16 20:40:17  조회 수: ‘3163’

*** 2016년 11월 13일 발행 「가톨릭신문」(제3019호, 17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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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큰 소리내는 통성기도에 거부감이 있습니다

[질문] 큰 소리내는 통성기도에 거부감이 있습니다

큰 소리를 내면서 기도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개신교와 달리 천주교회에서는 경문을 외우는 것 외에는 큰 소리를 내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어떤 기도회나 단체에 가면 개신교 통성기도처럼 소리를 지르고 큰 소리를 내더라고요. 모두 같은 기도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거부감이 들어서 싫은데, 제 태도가 잘못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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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하느님과 대화하는 기도… 각자 상황에 맞는 방법 택할 수 있어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입니다. 기도를 형식적인 면에서 보자면 염경기도, 묵상기도, 관상기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바치는 기도는 주로 청원을 하는 내용이 많은데, 살아가면서 느끼는 인간적인 한계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때에 자비의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 드리며 바치는 감사의 기도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과의 대화는 우리가 처한 여러 상황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보통 청원기도를 드릴 경우에는 뭔가 속으로부터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기에 소리가 나올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속상함을 넘어선 울부짖음이라면 조용한 상태로 기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편에 보시면 “제 기도가 당신 앞까지 이르게 하소서. 제 울부짖음에 당신의 귀를 기울이소서(시편 88,3).”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 구절을 읽으면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울부짖고 하느님께 다다르기를 간곡히 바라고 있는지 그 마음이 전해져 옵니다.

한국 교회에 성령쇄신 세미나가 도입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본당에서 사목을 할 때 성령쇄신 세미나의 모임에 가 보면 애절함이 넘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애끓는 기도를 하는 분들이 계셨고, 주님께 올리는 간절함의 기도 소리가 성당을 뒤덮을 때가 있었습니다.

또 미사를 봉헌할 때 보면 신자 분들이 매우 조용히, 침묵 가운데 하느님과 일치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기도를 통해서도 그런 조용함 속에 하느님을 만나실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고요한 중에 기도하는 습관에 익숙하다가 가끔씩은 다른 모임이나 단체에서 소리를 내어서 기도하는 것이 거슬릴 수 있습니다. 내게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불편감, 받아들이기 어려운 심정이 생겨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인 듯합니다. 물론 거부감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리를 내어서 하는 기도에서 소리는 하느님께 말을 건네는 도구라고 보입니다. 이런 소리를 내어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정성스럽게 바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가끔은 지나친 분들도 계십니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닙니다. 눈으로는 나와 다르게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를 바라보시면서, 따뜻한 마음속으로는 애절함을 호소하는 상대의 깊은 진심을 느껴 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은 우리 각자에게 맞갖은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예전에는 낯설어서 불편했던 마음도 있었지만 이제는 다르게 대화하는 방식을 이해하면서 소리를 내어서 기도하는 분의 심정에 동참해 “주님, 소리를 내어서 기도하는 저 분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라는 기도가 들려오는 멋지고 아름다운 장면이 그려집니다. 주님의 공동체 안에서 풍성한 행복 누리시기를 빕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이찬 신부 (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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