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한국문학 가슴에 품은 벽안의 문화 선교사

2013-04-16T10:30:00+09:00

작성자: 관리자등록일: 2013-04-16 10:30:29  조회 수: ‘5429’

*** 아래 기사는 2013년 4월 14일 「가톨릭신문」 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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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사제품을 받고 그 이듬해인 1964년 한국에 파견된 오록 신부. 올해 사제서품 금경축을 맞은 그에게 한국은 그 반백년의 세월만큼 이제 ‘내 나라’의 정서를 안겨주는 장소다.

아일랜드와 한국이 수교를 맺기에 앞서 한국에 도착, 50년 동안 선교사로서 한국인들과 부대끼며 살아온 오록 신부는 한편 국문학자로서, 또한 고전에서부터 현대시까지 다양한 한국문학을 영어로 번역해서 세계 문단에 소개하는 번역가로 일반인들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단편소설집을 비롯해서 조병화 시선집, 고시조 등을 번역했으며, 최인훈 소설 「광장」, 이문열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도 그의 손을 거쳐 외국에 소개됐다. 책으로만 20여 권 정도. 시의 경우 신라 향가에서부터 고려가요 현대시까지 2000여 수를 번역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1980년대에 펴낸 한국시 모음집은 영국 런던의 ‘시회’(Poetry Society)가 주는 최우수 번역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2006년 서울 명예시민상, 2009년 대통령 표창은 이러한 오록 신부의 한국 사랑 및 한글 홍보에 대한 공로를 인정한 표시라 할 수 있다. “외국에 나갔다가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편하다’는 느낌을 받을 만큼 한국은 ‘좋다 싫다’ 그런 의미를 넘어선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해외에 한국 시·소설 알리는 문화적 소통의 다리 역할
김삿갓 이야기 영국에 소개

 

 

학창시절부터 문학에 관심이 있었던 오록 신부는 “선교사로서 한국문화를 제대로 이해해기 위해서는 한국말을 제대로 배워야 하고, 또 반드시 한국문학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그는 이후 경희대에서 교편을 잡았고 영시를 가르치는 틈틈이 국문 시들을 번역했다. 번역 작업은 70년대부터 이뤄졌다. 현대 시들을 위시해서 옛 시들에 대한 번역이 많다. 그는 “요즘에는 시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이 섭섭하다”고 했다.

“아마도 세대가 더 지나면 한시를 보는 이는 없지 않을까요. 옛 시들은 정신의 뿌리입니다. 많이 아쉬워요.”

김삿갓(1807~1863)은 오록 신부에게 가장 큰 도전을 주는 시인이라고 했다. 최근 김삿갓의 시 80수와 그의 시 이야기를 담은 책을 영어로 출간 다시 한번 문단의 눈길을 모았다. 올해는 한국생활 체험 40년을 소개한 글, 「나의 한국 ; 갓 없는 40년」 (My Korea ; 40 years without a Horsehair a Hat)을 영국에서 출판할 예정이다. 조선시대 한시에 관한 내용도 싱가포르에서 책으로 나온다.

“사제생활 50년과 한국에서의 50년 생활을 정리하는 기념책들이 될 수 있겠다”고 말한 오록 신부는 “선교지의 문학을 번역해서 서구에 소개할 수 있었던 일은 선교사로서 굉장히 할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그만큼 보람도 컸다”고 말했다.

벽안의 아일랜드 젊은 사제로 한국에 도착, 한국 문학을 외국에 소개하는 문화의 소통자·선교사로 살아온 50년 세월이 그의 말 속에서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는 듯했다.

 

 

이주연 기자 mik@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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