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신문] 북한이탈주민 문화탐방_평화사목국

북한이탈주민 가정, 모처럼 가족 여행에 웃음꽃 활짝

서울 민화위 주관, 문화탐방 74명 참여, 강원도 지역 여행 미사 봉헌하며 남북 평화 기원

출처: 가톨릭평화신문(2022.6.5. 발행 1665호) 원문 읽기 

▲ 수도자들과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이 마차진해수욕장에서 모래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울 은평구 신사동 성모 소화의 집. 파티마의 성모 프란치스코 수녀회 회원들이 설립한 공동생활가정인 성모 소화의 집은 2014년 4월 설립 이후 13년째 북한이탈주민 가정의 자녀들을 위탁받아 돌본다. 24시간 돌봄시설이어서 일하는 부모들이 아이들 얼굴 보기란 쉽지가 않다. 그런데 5월 28∼29일엔 이 아이들이 아주 ‘신이 났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세덕 신부) 주관으로 열린 ‘북한이탈주민 문화탐방-2022 가족과 함께 떠나는 1박 2일’에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해 모처럼 여행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모 소화의 집에서 사도직을 하는 공 알로이시아 수녀는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보게 되는 건 한 달에 두 번밖에 안 된다”면서 “이러니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기쁘고 즐겁고 의미가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지난해 재개된 ‘2022 가족과 함께 떠나는 1박 2일’은 강원도 마차진 해수욕장과 양양 낙산사, 양양장터를 돌며 진행됐다. 해수욕장에서의 오락 시간과 저녁 바비큐 파티,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기억하는 기도회(미사), 낙산사 탐방, 오일장 참관 등으로 다채롭게 이뤄졌다. 참가한 북한이탈주민과 자녀는 파티마의 성모 프란치스코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탈북자녀 돌봄시설 성모 소화의 집과 아녜스의 집, 북한이탈주민 지역적응센터인 서울 동ㆍ남부 하나센터 등과 개인 신청자를 포함해 모두 74명. 코로나19가 다소 진정세를 보이면서 북한이탈주민의 참가 신청이 쇄도했다.

2014년 탈북, 국내에 정착한 지 9년 차인 한서진(안나, 49)씨는 “코로나19로 3년째 가족과 여행을 떠나지 못했다”면서 “모래사장에서 아이들과 모래 놀이를 하니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탈북민 자녀인 이 아무개(9)양도 “오랜만에 엄마, 아빠와 해수욕장에서 수영도 하고 모래 놀이도 하고 퀴즈도 풀고 오락도 하며 즐겁게 지냈다”면서 “내년에도 꼭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서울북부하나센터에서 정착 도우미로 활동 중인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남승원 신부도 “북한이탈주민들도 마음속에 북에 가족을 두고 온 죄책감 같은 무거운 것들이 짓누르겠지만, 조금은 그런 것들을 내려놓는 것도 필요한 만큼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육체적인, 영적인 쉼을 얻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북한이탈주민 참가자 중 가톨릭 신자는 3분의 1도 못 됐지만, 이들은 프로그램 마지막 날인 29일 새벽 금강산콘도에서 봉헌된 주님 승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며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기억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세덕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만나지 못하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 고통을 안고 살아가겠지만,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사시길 바란다”며 “오늘 미사가 사선을 넘어 탈북해 이남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정말 고군분투하는 여러분에게 기쁨이 되고, 또 가슴속에 예수님을 간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오세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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