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소 여정 – 노승준 요한바오로 신학생

올해부터 성소국에서는 성소과정을 거치고 입회심사를 마쳐 현재 신학원 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생생한 후기를 실을 예정입니다.

이 후기들을 통해 선교사제의 삶을 준비하는 신학생들의 생활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고, 사제 성소가 어떻게 하느님의 계획과 부르심에 대한 능동적인 응답이 되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나의 성소이야기

–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2코린 5,14) –

 

  안녕하세요. 성골롬반외방선교회 노승준 요한바오로입니다. 저는 2020년에 골롬반회에 입회했고, 현재 서울가톨릭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제 성소의 시작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첫영성체 준비 기간부터였습니다. 저는 첫영성체를 준비하면서 매일 미사를 열심히 나갔습니다. 매일 미사를 참석하던 저는 미사를 집전하시던 신부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커서 신부님이 되어야겠다.”라고 다짐하게 됐습니다. 이유는 신부님이 멋져 보여서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빨리 중학교 1학년이 되어 예비신학생 모임을 나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중학교 1학년이 된 저는 고등학교 3학년까지 예비신학생 모임을 한 번도 빠지지 않으면서 교구 사제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실 저는 예비신학생 모임을 나가면서 사제가 되어 ‘해외 선교’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저의 주된 관심사는 ‘청소년 사목’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 때 가난한 청소년 사목, 특별히 ‘해외의 가난한 청소년 사목’을 할 수 있는 수도회에 입회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2015년에 다른 수도회에 입회하게 됐습니다. 

  수도회에 입회하는 순간부터 저에게 있어서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몸은 수도회에 적응을 했으나 마음과 정신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또한 뒤늦게 사춘기가 오면서 ‘나는 누구인가’, ‘하느님은 계시는가’ 등의 질문을 하면서 하루하루 피폐해져 갔습니다. 이렇게 약 1년을 살았는데, 이런 저에게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때의 체험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따뜻함’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하느님 체험을 하게 됐음에도 저는 하느님의 체험을 자주 잊기도 하고, 또 하느님 체험으로 남을 쉽게 판단하기도 했습니다. 즉, 저는 교만하게 살았습니다. 이렇게 1년을 더 수도회에서 살고 17년에 군대를 가게 됐습니다. 군대는 저에게 있어서 참으로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살아왔던 모든 시간과 특별히 수도회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18년 12월에 군대에서 전역한 다음에 수도회를 나왔습니다. 제가 군대를 전역하자마자 한 것은 알바였습니다. 저는 약 6개월간 알바를 하면서 다시 성소에 대한 끌림이 생기게 됐습니다. 그렇게 저는 사제가 되고 싶었던 첫 번째 이유였던 ‘해외 선교’에 대한 관심이 다시 생기게 됐고, 지인들에게 물어 성골롬반외방선교회를 알게 되어, 알바를 하면서 골롬반회 성소모임을 다니게 됐습니다.

  처음 골롬반회 성소모임의 모습은 ‘색다름’이었습니다. 제가 ‘색다름’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선배 골롬반 신부님들의 발자취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제가 사목을 하게 된다면 소속 수도회나 교구를 밝히기 마련인데, 저희 선배 신부님들은 당신들의 소속을 밝히지 않고 선교사로서 신자들과 함께 살았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때부터 저의 해외 선교에 대한 열정이 조금씩 타오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이는 다음 성소모임 때 미얀마에서 활동하시는 이제훈 신부님의 나눔을 들으면서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이렇게 약 6개월을 성소모임을 다니면서 골롬반회 입회를 결심하게 됐고, 결국 2020년도에 입회하게 되었습니다. 입회하면서 골롬반회가 저에게 요구했던 것은 ‘나를 직면하는 것’이었습니다. 신학원의 많은 프로그램들은 대개 공동으로 하는 작업이지만, 이것은 진짜 저의 모습을 보게끔 하는 프로그램들이었습니다. 또, 다른 신학생들과 함께 살면서 오는 문제들은 대개 저의 약점에서 기인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천천히 저의 약점 속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예전의 저는 어떤 특별한 체험이나 어떤 장소에만 하느님께서 계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저의 가장 약한 부분, 저의 부족함 속에서 저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즉,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저와 함께 계셨던 것입니다. 이렇게 저는 골롬반회에 입회하면서 조금씩 사람이 되었고, 지금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이제 저는 골롬반회에 입회한지 2년 차가 되었고, 지난 9월 개강미사 중에 수련기(Probation) 신청을 했습니다. 저는 올해 4학년 공부를 마치고 내년에 필리핀에 입국하여 영성의 해(Spiritual Year)를 지내게 될 것입니다. 외방 선교사는 제가 속한 지역을 떠나 진짜 외방을 향해 나가는 것입니다. 아직 해외를 나가지는 못했으나 문화도 음식도 다른 곳에 가는 것 자체는 저에게 큰 도전입니다. 어쩌면 제가 보지 못했던 저의 또 다른 부족한 점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사실 저는 아직도 ‘선교’를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는 풋내기입니다. 그럼에도 골롬반회에 입회하여 경험한 것을 토대로 선교에 대하여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당신께로 초대하십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있어서 가장 약한 부분, 부족한 부분, 일명 약점 속으로 우리 모두를 초대하십니다. 그 초대 속에서 우리는 우리 각자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되고, 그 모습은 언제나 우리 각자가 원했던 이상적인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우리 각자의 모습을 들춰가면서 우리는 점차 사람이 되어 갑니다. 이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 바로 하느님께 응답하는 길이며, 또한 이것이 우리의 성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절대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곧, 우리가 ‘함께’ 있을 때 우리는 우리 각자의 성소를 조금씩 발견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저에게 있어서 선교란 우리가 ‘함께’ 있는 것이고, 이 함께 있음은 언제나 주님 안에서의 일치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결국 하느님의 초대에 대한 응답, 성소에 대한 응답 모두는 저를 올바로 보고자 하는 ‘용기’로부터 시작되고, 그렇게 저는 성소 여정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 여정은 예수님과 제가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걷는 여정입니다. 물론 이 여정은 예수님께서 걸으셨던 십자가의 길이겠지만, 저는 예수님의 초대에 기꺼이 “예, 여기 있습니다.”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선교지에 나가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될 이 길이 진심으로 기대됩니다. 

By |2021-10-15T15:12:00+09:002021-10-15|골롬반 소식, 성소국, 성소국 소식|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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