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불식_한국지부장 서경희 스테파노 신부

2024-04-02T13:13:35+09:00

不知不觉(buzhibujue, 부지불식)

서경희 스테파노 신부/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지부장

『골롬반선교』 통권 127호, “마음을 여는 글”

머리에 재를 얹으며 “때가 차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하신 예수님의 선포로써 사순시기를 의식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듣고 알렐루야를 노래하며 만방에 기쁜 소식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40일을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혹시나 예수님의 부활이 부지불식간에 다가오지는 않으셨는지요? 우리의 모범이시며 스승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는 아주 분명하고도 확고하게 당신 나라가 다가왔음을 부활에 앞서 선포하시며 모두가 의식하도록 요청하셨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그 기쁜 소식을 부지불식간에 접하길 꺼리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2년 전 제가 지부장 소임을 맡고 나서 많은 분께서 저에게 지부가 나아갈 길, 즉 선교 전망을 물었을 때 저는 드릴 말씀이 없었습니다. 팬데믹의 끝은 보이지 않았고, 선교 현장에서 들어와 아직 한국 교회와 한국지부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핑계로 위안을 삼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부족한 저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좀 더 깊이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했음을 돌아보게 되었고, 성령의 이끄심에 이 모든 것을 맡기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한국지부에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하시는 성령님의 인도에 따라 2022년 지부총회를 “친교” 정신에 맞추어 개최하였습니다. 이때 동료 선교사들과 지부의 많은 이를 통해 부지불식간에 체험한 친교 정신이 세계 교회가 현재 진행형으로 체험하는 시노달리타스 여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와 함께 체험한 이 여정을 멈출 수 없기에 이듬해 사목 방향을 “참여”로 설정하고 힘 있게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또, 이 체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세계 교회의 움직임-시노달리타스, (친교·참여·사명)-에 발맞춰 “사명(선교)”을 한국지부의 방향으로 아주 분명하고도 확고하게 정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부지불식간이지만, 많은 이와 공통으로 체험한, 시노달리타스 여정에서 성령님께서 함께하셨다는 성찰의 때를 한국지부는 놓치지 않았고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 11월 한국지부 총회 공동체가 시노달리타스 여정의 친교와 연대를 체험한 시간이었다.

령님의 이끄심에 모든 것을 맡기는 시노달리타스에서 “친교”는 사교적 친교에 그치지 않음을 교황께서 분명히 하셨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노달리타스에서 “참여” 역시도 서로의 초대를 배제하는 일방적 참여가 아니라는 생각에까지 다다릅니다. 그리고 시노달리타스에서 “선교-사명”도 기쁜 소식만을 만방에 전했던 기존 선교 활동과 방법을 의미하는 것이 분명 아닐 것입니다. 전혀 새로운 선교-사명에 응답하는 일은 한 개인의 단순한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이것이 저 개인적 깨달음이 아니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동료 선교사들을 포함해 많은 이와 함께한 친교와 참여의 공통된 체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함께 체험하게 될 선교-사명에 대해 더더욱 큰 꿈과 희망을 갖게 됩니다. 그 체험의 중심에 계시는 성령께서 우리를 어디로 이끌어 주실지 호기심이 점점 커져갑니다.

또한, 세계 각지에서 시노달리타스의 정신을 체험하고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나누고 있는 많은 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국지부의 꿈과 희망의 지평을 더욱 넓혀갑니다. 우리의 꿈과 희망이 예수님께서 늘 계셨던 곳에서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그곳은 바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있는 곳이 될 것입니다. 이 꿈과 희망을 품고 하느님 나라를 향해 걷고 있는 한국지부의 선교-사명을 응원해 주시고, 이 길을 동반하시는 여러분께 관심과 기도를 요청합니다. 특별히 5월 19일부터 6월 14일까지 페루 리마에서 6년 만에 열리는 본회 세계총회가 성령님의 이끄심으로 하느님 뜻에 따라 선교 전망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도록 여러분 모두에게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늘 계셨던 그곳에 우리 선교회, 특히 한국지부가 함께 있기를 희망합니다.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우리 모두를 위하여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참으로 그분은 우리 모두의 꿈과 희망의 중심입니다. 주님의 기쁜 소식과 은총이 여러분 모두에게 가득 넘쳐나길 바랍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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