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사목위원회 회보] 참 선교적인 공동체의 모습(1)_안광훈 신부

2016-07-20T11:57:08+09:00

작성자: 관리자등록일: 2016-07-20 11:57:42  조회 수: ‘2703’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빈민사목위원회

후원회보 <나눔공동체> 제242호(2016년 6월 1일 발행)에 실린 글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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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선교적인 공동체의 모습(1)

안광훈 신부(성골롬반외방선교회/금호1가동 선교본당 주임)

마태오 복음에 의하면 예수께서 승천하시기 직전에 제자들을 “모든 민족”에게 파견하셨고. “내가 여러분에게 명한 것을 다 지키도록 그들을 가르치시오”라고 명령하셨습니다.(마태 28,19~20)
사도행전에 의하면 성령강림 직후에 제자들이 우선적으로 “천하의 모든 민족들 가운데서 모여온 사람들”에게 예수님에 대한 기쁜 소식을 선포했답니다. 사도행전에는 뚜렷이 15개 나라와 지역 출신 사람들이 그날에 복음을 들었다고 합니다.(사도 2,5~12)
그러므로 교회가 먼저 세상의 모든 민족들에게 파견되었고, 그들에게 예수님이 가르치시고 명하신 것을 다 선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교회의 사명이 무엇인지 더 자세히 알고자 한다면 예수께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시고 명하셨는지 알아야 되겠습니다.

예수님의 사명

예수께서는 행동과 말씀, 이 두 가지 방법으로 가르치십니다. 병에 걸린 사람들을 고쳐 주시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마련해 주시며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로해 주십니다. 가난한 이들과 이름 없고 약한 이들을 변호하시면서, 부유층과 명성과 권력이 있는 이들에게 용감하게 맞서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십니다. 예를 들면 산상설교, 하느님 나라에 대한 비유들, 주의 기도, 하느님과 이웃 사랑에 대한 첫째 계명 등.
예수님의 기적들은 흔히 마귀를 내쫒는 것으로 해명됩니다. 바꾸어 말하면 병고, 빈곤, 굶주림, 슬픔, 차별, 부정 등은 마귀 또는 악과 같다고 보십니다. 이런 악이 세상에서 쫓기면 쫓길수록 하느님 나라가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됩니다. 그리스도 왕 대축일 미사 감사송에는 하느님 나라가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요,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 라고 합니다.

예수님에 대하여 두 가지 더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주 기도하러 혼자 산에 올라가셨다는 것과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셨기 때문에 모든 것이 벗긴 채 창피스럽고 고통스러운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죽음은 끝이 아니라 부활의 영광과 만민의 희망이자 교회 사명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자주 기도하러 산에 가신 것은 튼튼한 영성의 필요성을 인정하시고 아버지라고 부르시는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입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 예수님의 죽음은 완전한 실패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분의 깊은 영성과 하느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통하여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으신 것입니다.

마르코 복음 1장 13절에는 예수님이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기도하신 끝에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1장 31절에는 예수님이 열병에 걸린 시몬의 장모를 고치신 후에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고 합니다. 이 복음 끝에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실 때에 여성 몇 명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들은 예수께서 갈릴래아에 계셨을 때에 그분을 따르면서 시중을 들었다”고 합니다. 서로 서로에게 시중을 드는 것은 천사의 역할이며, 예수님 제자의 역할입니다. 참 제자의 모습은 남의 시중을 드는 모습입니다. ‘시중들다’라는 말은 ‘봉사 한다’는 뜻과 같습니다. 복음서에서 예수께서는 봉사의 뜻이 무엇인지, 충실한 봉사자 되기 위하여 필요한 힘과 용기를 어디에서 얻는지, 그리고 충실한 봉사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 주십니다.

교회의 사명

한마디로 세상 안에서 사람들에게 봉사한다는 것은 교회의 기본적인 사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교회가 그 사명에 충실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가난한 이들, 억눌린 이들, 소외된 이들과 하나 되어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투신하는 것과 그리고 그 투신을 유지할 수 있는 튼튼한 영성생활입니다.
미사성제, 성사집전, 전례, 기도생활, 영적지도, 피정, 강론 등 신자들을 위한 교회의 여러 가지 사목활동은 교회의 사명에 충실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사목활동 자체가 교회의 목적이 아닙니다.

사목활동은 세상 안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가 되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교회가 신자들에게 사목활동을 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그의 근본적인 사명을 잊어버리게 된다면 그런 사목활동은 헛된 것으로 교회를 위한 교회가 되어 그 근본 사명을 저버린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지역 교회는 세계 교회의 사명에 참여합니다. 예수님처럼, 사도들처럼, 초대교회들처럼, 오늘의 지역 교회 공동체도 그 지역 주민들에게 파견된 공동체입니다. 그 지역 주민들 사이에 하느님 나라에 불리한 모든 악을 없애고 복음의 가치를 불어 넣는 일이 지역 교회의 사명입니다. 그 사명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에 맞는 영성과 사목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됩니다.

선교적인 공동체

참 선교적인 공동체는 공동체의 존재 이유가 신자들의 개인 구원뿐만 아니라 그 공동체가 속한 지역 주민들의 전체적인 구원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합니다. 그래서 그런 공동체의 사목은 신자들이 사랑과 동정심으로 가장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하는 사목이라야 됩니다.

참 선교적인 공동체는 자기의 요구나 편리, 자존심을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지역의 악에 대하여 싸우고 복음의 가치관을 불어 넣는데 모든 힘과 자원과 노력을 사용합니다.

참 선교적인 공동체는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성령께서 이미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활동하고 계심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타종교 단체나 비종교 단체들이 실시하는 봉사사업에 아무런 명예나 칭찬을 기대하지 않고 기꺼이 협조하고 뒷받침을 해 줄 것입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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