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회심] 함께 꿈꾸어 보자_강승수 요셉 신부(대전교구)

2022-10-13T11:15:01+09:00

함께 꿈꾸어 보자

글  강승수 요셉 신부

대전교구에서 생태환경위원장과 가톨릭농민회를 맡고 있으며,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골롬반선교』 2022년 여름가을합본호(통권 제122호 15~16쪽)

환경에 관심을 가진 일부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일컬어 ‘멸종위기종’이라고 한다. 어떤 생물학자는 우리가 모두 노력하지 않으면 인류의 멸종이 금세기 내에 일어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멸종까지 80년도 남지 않았다는 말이고,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은 제 명대로 살지 못한다는 말이 되는데, 그런데도 실제 우리 삶은 이 위기를 크게 반영하지 못한 채 굴러가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일단 우리 삶이 크게 위협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생태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젠가 게임’에 비유하기도 한다. 직육면체 나무토막 세 개씩을 엇갈려 약 30cm 높이로 쌓아 올린 다음, 게임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나무토막을 하나씩 빼내다가 마지막에 탑을 무너뜨린 사람이 지는 게임이다. 하나씩 뽑히는 나무토막을 각각의 생물종이라고 보았을 때 아직은 구조물이 서 있기 때문에 위기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얼핏 괜찮아 보여도, 헐거워지고 있는 지구 생태 구조물은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게 될 것이다.

이대로 가면 지구 평균기온 1.5도 상승까지 6년 몇 개월이 남았다(독일 메르카토르 지구공통자원 및 기후변화연구소), 기후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이 30개월밖에 남지 않았다(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 2022년 보고서)는 경고가 무섭게 들린다. 이러한 무서운 결과가 빚어진 원인은 인류가 ‘지구와 공존하고자 하는 의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구를 정복하고 착취하고 쓰레기로 채워버려도 상관없는 듯 사고하고 행동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의 모든 행동에 앞서서 지구와 관계를 먼저 고려하면서 행동해야한다.

‘대량학살(제노사이드genocide)’은 끝까지 처벌받아야 할 가장 중한 범죄이다. 나치가 저질렀던 범죄이고, 지금 러시아의 푸틴이 자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이들의 학살뿐만 아니라 나와 우리가 생활 속에서 늘상 저지르고 있는 학살을 짚어내야 한다. 그렇다. ‘생태학살(에코사이드ecocide)’이다. 인간이 지구에 저지르는 ‘생태학살’을 멈춰야 한다. 모든 인공 구조물을 건설할 때 쓰이는 것, 먹거리를 생산하는 데 관행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살충제, 제초제, 각종 농약과 화학비료 등으로 대량 생태학살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개발을 하되 자연이 수용할 수 있고, 회복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해야 한다. 적정선을 지키지 않으면 그 학살의 칼끝이 우리 인간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코로나가 이를 알려 주었고, 지구촌 곳곳에서 겪고 있는 폭염, 태풍, 산불 등이 경고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와 톰 리빗카낵이 쓴 책 『한배를 탄 지구인을 위한 가이드-기후위기 시대 미래를 위한 선택』에는 <우리가 만들어야 할 세상>이라는 장이 있다. 저자들은 이 장에서 우리의 노력이 열매를 맺어 펼쳐지게 될 이상적인 세상을 그려 놓았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인류가 2020년부터 10년마다 온실가스를 절반으로 감축하는 데 성공하여 2050년을 맞이하게 된다. (와우!) 그렇게 되면 2100년경에는 지구의 온도 상승이 산업화 시대 이전보다 1.5℃ 이내에 머물 수 있게 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모든 나라와 기업에서 나무 심기에 예산을 지원하여 사상 최대 나무 심기 운동이 세계적으로 펼쳐진다. 도시에 나무가 많아지고 자동차는 적어지면서 도시 생활이 더 쾌적해진다. 거리 곳곳에 텃밭이 생기고 아이들의 놀이터가 생겨났다.

거의 모든 도시의 기온이 내려가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 세계는 주로 재생 에너지원에 의존하여 살아간다. 주택과 건물마다 전기를 자체 생산하고 에너지는 기본적으로 공짜다.

사람들의 삶은 모든 면에서 더 ‘지역적’인 것을 지향하여 지역의 농부와 생산자에게서 먹거리를 구매한다. 자원을 고갈하고 지구를 가장 크게 열받게 하는 식품인 동물 단백질과 유제품은 거의 먹지 않게 된다.

와! 멋지지 않은가? 이런 세상에서 평화롭게 살아보고 싶다. 우리 함께 꿈을 꾸어보자.

가톨릭기후행동 대표인 필자는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는 삼척 시민들과 연대하고 있다. 미사를 봉헌하는 장소는 발전소를 위한 항만공사로 침식되고 있는 맹방해변이다. ⓒ 노혜인 선교사

삼척 우체국 앞 거리에서 ⓒ 노혜인 선교사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는 삼척에서 ⓒ 노혜인 선교사

상처 입은 지구를 위한 실천에 더 많은 이를 초대하고 있는 강승수 신부와 가톨릭기후행동 ⓒ 노혜인 선교사

상처 입은 지구를 위한 실천에 더 많은 이를 초대하고 있는 강승수 신부와 가톨릭기후행동ⓒ 노혜인 선교사

기후위기를 알리고 생태 보호를 촉구하는 거리 피케팅을 하는 필자와 기후행동가들(출처: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불편해야 지구가 삽니다. ⓒ 강승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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