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서 온 편지

작성자: 손선영등록일: 2009-05-20 18:15:36  조회 수: ‘6106’

다섯번째 소식(2009. 4.19)평화를 빕니다!!!

안녕하세요? 김규희 박정호 부부입니다. 잘 지내시죠? 매번 편지를 쓸 때 마다 느끼는 사실이지만 두 달이란 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편지 쓴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또 이렇게 차례가 돌아왔네요.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자꾸만 흐르다 보면 몇 년의 시간도 금방 지나가고, 나이도 들고, 저도 또 그렇게 늙어 가겠지요? 갑자기 좀 서글퍼 지내요. 죄송합니다. 첫 머리부터 서글픈 얘기를 드려서요. ^^
얼마 전 공소 봉사자의 부친 장례미사가 있었습니다. 전날 저녁 저희 두 사람은 그 집을 방문해서 여러 문상객들과 함께 기도도 드리고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었드랬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과연 그 할아버지는 삶을 마감하는 순간 어떤 느낌이셨을까?”

어떤 느낌이 들까요? 그 순간에는? 면접이나 예방주사 맞을 때처럼 떨리고 긴장될까요? 아니면 힘든 여정을 마감하고 목적지에 도착한 안도감일까요? 혹, 너무나 고통스러워 그런저런 느낌조차 느낄 여유가 없을까요? 또 아니면 그런 고통에도 불구하고 생존에의 욕구가 마지막 순간까지 불타오를까요?
답이 없는 의문이겠죠? 마치 우리가 아무런 계획도 준비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생명을 얻어 이 세상에 온 것처럼 떠날 때도 그렇게 떠나겠죠?  그리고 그에 대한 정답과 계획은 오직 그분만이 알고 계시겠지요. 부활절을 맞이하고 보니 이런 근원적인 질문들이 더욱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래요. 저희들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단지 조금 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조금 더 많은 곳에 참여하고 조금 더 많은 회의와 모임이 있을 뿐이죠. 그리고 그런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가끔씩 저런 엉뚱한 질문들을 허공에다 던지고, 또 그 의문들을 통해 하느님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2월 한달 간의 기나긴 휴가를 마치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아래 일정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찌나 회의와 모임이 많은지 가끔씩은 저희가 “청소년사목”을 하는 건지 “회외사목”을 하는 건지 헷갈리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그 많은 회의내용을 모두 알아듣는다면 몸만 피곤한 게 아니라 머리까지 힘들겠지요. 다행히도(?) 아직은 모든 내용을 다 수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일”에 휩쓸리지 않고 “삶”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삶 속에서 좋은 관계를 맺고 또 그 관계 속에서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발견해 나가는 것. 그것이 선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성당을 짓거나 하는 거창한 일은 아닐지라도 말이죠.

이제 이곳은 가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조금씩 선선해지긴 했지만, 아직도 한낮의 더위는 여전해서 뉴스 할 때마다 오늘은 기온이 몇 도까지 치솟았네 하며 난리입니다. 한국에는 이제 봄기운이 완연 하겠지요? 진해의 벚꽃을 볼 수 없어 참 아쉽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구요, 새롭게 돋아나는 봄기운 처럼 하루하루 부활의 생기가 넘치시길 기도드립니다. 행복하세요~

살아가는 이야기..                2009. 3.26 목요일

고맙습니다. 주님. 오늘 하루를 주셔서요.

비록,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비록, 뜨거운 한낮의 태양과 이름 모를 벌레들과 원인모를 알러지가

나를 귀찮게 하지만

비록, 아직은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또 다른 이들의 말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없지만

비록, 아직도 끊임없이 나를 다른 이들과 비교하고 자책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비록, 아직도 용서하지 못한 많은 이들과의 기억이 순간순간 나의

마음을 쓰라리게 하지만

그리고 비록, 가끔씩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당신께서 초대해 주신

이 길에 대한 의문이 내 마음속에 남아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이렇게 새로운 하루를 주시고 또 이 영원한

생명의 여정에 언제나 동행 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By |2009-05-20T18:15:26+09:002009-05-20|평신도선교사 소식|1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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