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기사] 묵주기도

2014-02-26T14:25:19+09:00

작성자: 관리자등록일: 2014-02-26 14:25:14  조회 수: ‘5221’

*** 2014년 「성모기사」 2월호에 연재된 글입니다. *** 

 

 

묵주기도

 

 

 

양창우 요셉 신부_성골롬반외방선교회

 

 

 

오래간만에 친구 수사님을 만나서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함께 수도생활을 하는 동료들을 만나서 우정과 영적인 친교를 나누는 것은 삶을 풍요롭게 해 줄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기회이다. 그래서 친구 수사님과 요즈음 일어나는 한국 사회의 문제들과 개인적으로 겪는 갈등과 생각을 이야기하다보면 금방 시간이 지나곤 한다.

 

이러한 만남은 삶에 활력과 새로운 영감을 주고 서로의 삶을 통하여 하느님의 섭리를 체험하기도 한다. 특별히 이번 만남에서는 묵주기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들어서 나는 더욱 열정적으로 묵주기도를 봉헌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주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는 중이였다.

 

친구 수사님은 오래전부터 매일 묵주기도 5단을 봉헌하고 있으며 한 시간 이상이 걸릴 만큼 정성껏 기도하는 분이시다.
수사님의 기도방법을 잠깐 물어보았더니 “묵주기도 각 단의 신비 속에서 성모님의 마음은 어떠하셨는지?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하셨는지? 그 속에 인물들의 마음은 어떠했는지를 살펴본다. 이렇게 기도를 하다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기도 중에 많은 것을 깨닫는다.”고 하셨다.

 

내게는 그 말씀이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친구 수사님의 인품이 더욱 깊어 보이고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이 마치 성모님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하였다. 무엇보다도 고독함을 인내하며 하느님 안에서 투신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부러워 보였다.

 

나는 사실 묵주기도에 정성을 쏟은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묵주기도를 드리는 것이 왜 그리 힘들었는지 몰랐다. 너무 따분해서 기도 중에 잠에 빠지는 것은 보통이었다. 묵주기도의 신비에 빠진 것이 아니라 잠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나의 삶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묵주기도에 대한 열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예수님은 내 마음에 작은 기도를 불러 일으키셨다. “주님! 성모님께 더욱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내가 얼마나 성모님과 거리가 멀었으면 주님께서 이렇게 인도를 해 주셨을까? 그런 후에 신기하게도 성모님에 대한 강의를 해 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 강의 준비를 위해서 공부를하면 할수록 더욱더 성모님에 대한 사랑에 깊이 빠져들기 시작했다.

 

때마침 메주고리예 성지 순례를 갈 수 있게 되었다. 순례 기간 동안 봉헌되는 묵주기도는 내 영혼과 육신을 로사리오의 신비로 빠져들게 도와주었다.
주위 사람들이 “성지순례에서 받은 은혜가 무엇입니까?”하고 물으면 나는 주저 없이 “묵주기도의 은사입니다.”라고 이야기 한다. 즉 묵주기도를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봉헌할 수 있는 은혜를 받았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묵주기도를 손에 잡고 봉헌하게 된 것은 성모님께서 주신 큰 은총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묵주기도는 많은 성인 성녀들이 즐겨하셨던 기도이며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기쁘게 봉헌하는 기도이기도 하다. 가끔은 이분들과 함께 묵주기도를 봉헌한다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오른다.

 

내가 만났던 많은 분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노(老) 신부님이 계신다.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성모님과 함께 묵주기도를 봉헌하고 계시리라 상상해본다. 이 분은 골롬반 외방선교회 신부님으로서 평생동안 필리핀에서 선교를 하시다가 하느님의 품으로 떠나셨다.

 

90살이 넘은 연세에도 흰 수단을 입고 정원을 걸으시며 묵주기도를 하시던 그 뒷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열정적으로 기도하시는 모습에 나는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

 

요즘 들어서는 조금이라도 더 젊은 나이에 기도에 매진을 하고 특별히 묵주기도의 신비에 빠질 수 있는 은총을 청해본다. 묵주기도의 신비로 초대해 주신 성모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많은 신자들이 성모님의 은총을 체험하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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