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달리타스, 어떻게 살고 계십니까_임영준 에이몬 신부

2024-01-31T09:12:06+09:00

시노달리타스, 어떻게 살고 계십니까

글/사진 임영준 에이몬(Eamon Adams) 신부. 성골롬반외방선교회. 북아일랜드 출신으로 1993년에 사제품을 받고 그해 한국에 왔다. 2007년에 런던대학교에서 불교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골롬반회의 우선순위 과제인 ‘종교 간 대화’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지부장을 역임했다.
『골롬반선교』 제126호(2023년 겨울호) 16~17쪽

많은 사람들의 높은 기대와 달리 시노드 프로세스에 대한 제 기대는 매우 낮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미래에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시노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세스의 최신 단계는 “공동합의적 교회를 위하여: 친교-참여-사명”을 주제로 2023년 10월 로마에서 열린 세계주교시노드입니다. 2024년 10월에는 두 번째 세계주교시노드를 개회합니다.

그러나 어떻게 살펴봐도 이 프로세스가 너무 오래 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주 민감하고 중요한 주제를 탐구하고 결정할 때 성급하게 결정 내리는 것보다 천천히 신중히 하는 게 낫습니다만, 그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리면 에너지를 잃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변화를 꾀할 때, 성공할지 실패할지 결코 확신하지 못하며 많은 불확실성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늘 안전하게 움직이면서 결정 내리지 못하는 것 또한 위험한 선택입니다. 지금, 또 앞으로 진행될 시노드 그리고 교황께서 어떻게 결정하실지 모르지만, 이 과정이 너무 느리고 조심스럽게 진행되어 결국 긴박감과 도전 의식이 부족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인간은 무오류가 아니기 때문에 결코 100% 정확할 수 없으며 항상 성령의 인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교회의 새롭고도 다른 미래를 상상하고 싶다면 용기와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긍정적인 변화를 원한다면 말 이상의 것이 필요하며, 말과 행동의 일치가 중요합니다. 제 걱정은 시노드 과정이 끝난 후 말만 남고 행동은 하지 않게 될 위험성입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과 생각은 진공 상태가 아닌 사회적 맥락 위에서 발생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는 역사와 사회의 영향으로부터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쉽게 잊어버리곤 하기에 우리는 주의해야 합니다. 교회에는 또 다른 복잡한 도전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 천주교가 지역적이면서도 동시에 국제적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맥락을 살펴보려면 한국에 대하여 생각해야 하고, 동시에 더 광범위하고 글로벌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 도전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한 문단으로 교회의 맥락을 소개할 수는 없지만, 제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목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시급한 점은 지구와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입니다. 빈곤, 폭력과 군국주의도 큰 문제입니다. 높은 자살률, 빈부격차, 노인 빈곤, 성차별 등등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지역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다양한 문제가 있습니다. 역시 교회 내에도 해결할 문제가 많습니다. 가장 시급하게는 비밀주의, 권위주의, 가부장제, 성직자 중심주의와 아동 성폭력 문제를 깊이 걱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문제에 더해,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받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사회와 교회 내 문제가 너무 많아서 시노드 프로세스를 통해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인 기대일 것입니다. 그래서 시노드의 역할과 결과를 과대평가하면 우리는 크게 실망할지 모릅니다. 사실 우리 주변의 모든 문제를 자기 노력만으로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과 연대, 성령의 인도하심을 통해 더 밝은 미래가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시노드와 시노달리타스를 모든 질병의 만능 치료제로 기대하기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향한 대화 여정의 시작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더불어 스스로 물어봐야 할 중요한 질문 하나를 드리며 여러분과 함께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더 포용적이고 사랑이 넘치는 교회, 모든 사람의 삶을 더 좋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선교하는 교회를 세우는 데 나는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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