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선교체험 첫번째 수기 (2015. 7. 21)

2015-09-01T11:19:54+09:00

작성자: 성소국등록일: 2015-09-01 11:19:59  조회 수: ‘3050’

** 지난 7월 20일부터 30일까지 젊은이선교체험을 필리핀으로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참석한 분들이 쓴 체험수기를 올립니다. 골롬반은 하느님을 만나고 그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하는 분들을 기다립니다. **

7월 21일(화)

성요섭 요셉 (34, 골롬반 성소관심자)

어제 늦은 저녁 우리 일행은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 도착했다. 듣던 대로 습하고 더운 날씨에 하룻밤을 지내고 나니 환하게 밝아온 햇살 아래의 마닐라가 내 눈에 보였다. 오늘은 오전에 잠시 쉬었다가 오리엔테이션을 잠시 하고, 오후엔 인트라무로스란 곳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지푸니’를 타고 움직였던 여정이었고 리잘 공원과 성 어거스틴 성당과 박물관, 마닐라 주교좌성당 등을 둘러보았다.

리잘 공원은 필리핀의 독립 영웅 호세 리잘을 기리기 위한 공원이라 하여 그를 여러 방법으로 기념 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많았다. 그의 마지막 말인 ‘나의 마지막 고별’이 새겨진 석판과, 그가 처형당할 때의 발자취 등을 바닥에 새겨놓은 것, 그가 갇혔던 감옥 등이 인상 깊었다. 그러한 공원 안의 모든 것이 스페인 식의 문화와 상식으로 건축되었다는 것도 눈여겨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사실 오늘의 여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두 성당을 방문한 것이었다. 일명 ‘기적의 성당’이라 불리는 성 어거스틴 성당에서는 수차례의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았다는 설명부터가 놀라웠다. 그리고 필리핀에 가톨릭이 전해진 역사 등을 설명한 박물관도 의미 있게 보았다. 그리고 찾았던 마닐라 대성당은 참으로 아름답다고 느꼈다. 지진으로 무너졌다가 근래에 다시 일반에 공개되었다고 하는데, 성당의 건축 양식이나 세세한 조각들이 유럽의 유서 깊은 성당을 보는 듯 했다. 그중의 백미는 역시 알려진 대로 스테인드글라스인데, 아름답고도 웅장한 느낌을 주었다.

이렇게 우리는 마닐라에서의 첫 날을 시작했다. 가벼운 일정이었으나 중간에 소나기도 잠시 맞았고, 처음으로 지푸니를 타며 매연에 힘들어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 마음에 남은 것은 마닐라를 관광한 즐거움보다는, 말로만 들었던 필리핀의 현실을 보며 느낀 불편함이었다. 마닐라 대성당 앞 공원이나 성 어거스틴 성당 앞 광장에는 한국에서는 이제 보기 힘들만큼 굶주린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은 관광하는 우리들에게 계속 구걸을 했고, 그들에게 적선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들었던 우리는 그들을 외면했다. 그렇게 구걸하는 아이들을 뒤로한 채 걸어가는 내 눈에 보인 것은 장갑차를 타고 가는 사설 경비들이었다. 이미 가기 전에 이야기로 듣고 알고 있었던 것인데도 직접 내 눈으로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불편했다.

부의 불평등한 분배로 인한 지극한 가난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보며, 과연 내가 그들에게 무었을 해줄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다만 계속 그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 감정은 일종의 죄책감 같은 것이었다.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세상을 보며 그 악한 것이 내 안의 어둠에서 나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 안의 추악함들이 이러한 세상을 만들어 낸 것 같았다. 하느님 말씀대로 나누며 살지 못했던 내 모습이 반성되었고, 욕심에 사로잡혀 있던 내 마음이 부끄러웠다. 또 과연 나는 구걸하는 아이들만큼이라도 내 삶을 치열하게 살아왔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러한 생각 중에 이내 나는 나를 불편하게 하는 죄의식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닌 사랑이고, 그것은 또 나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힘든 상황을 몸소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나눔 때에 나왔던 ‘우리는 그리스도를 위한 나그네’란 말이 마음에 남는다. 선교체험의 첫 날, 관광이었지만 사실은 선교의 체험이 바로 오늘 시작된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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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전 인천공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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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롬반 본부(필리핀 마닐라)에서 골롬반 성인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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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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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어거스틴 성당 앞에서

김충완 사도요한 (대학교 1학년 남학생)둘째 날 아침 낯선 바깥소리와 아직은 어색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미르가 깨우러 왔다. 내가 깨운다고 했는데… 침대를 정리하고 1층으로 내려갔다. 아직은 어색한 얼굴들이 보였다. 그래도 환한 미소로 아침인사를 건네 주셔서 아침부터 상쾌했다. 즐거운 아침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시간이 돼서 인트라무로스로 출발했다. 3개의 팀으로 나눠져 필리핀의 대중교통 지프니를 타고 출발했다, 좁은 좌석, 낮은 지붕, 쾌쾌한 매연 때문에 답답했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초심자의 유쾌함은 그것들을 이겨내기에 충분했다. 마닐라 시내를 한참 달려 리잘 공원에 도착했다 필리핀의 국민 영웅 호세 리살을 기리기 위해 만든 공원인데 높은 야자나무 다양한 높이의 활엽수를 보고 여기가 필리핀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공원에는 다양한 동상들이 있는데 그중에 화려한 옷을 입은 여자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가 표현된 작품이 있었다. 광규형이 그 동상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는데 외세로부터 조국을 지키지 못한 필리핀 남성들을 향한 비판과 필리핀 여성인권을 표현하는 작품이라고 했다. 그 작품의 의미를 알려준 광규형이 멋있어 보였고 이 나라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잠시 공원을 둘러보고 다음 행선지인 성 어거스틴 성당으로 갔다. 성당의 외부는 돌로 축조되어 있었다. 아주 웅장한 마치 유럽의 고성 같은 느낌이었다. 내부에는 박물관과 바로크 양식의 성당이 있었다. 화려하고 웅장한 그리고 필리핀적인 성인상들과 성모상 그리고 장식품들. 한국 교회에서는 볼 수 없는 구조들 모든 게 새로웠다. 그리고 수세기 동안의 수차례의 자연재해 전쟁으로부터 파괴 되지 않고 그 웅장함을 유지했다는 말을 듣고는 흔들림 없이 굳건하게 신앙을 증거하는 순교자라는 생각을 했다. 근처에 있는 마닐라 대성당, 산티아고 요새도 아름다웠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빨리 골롬반센터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미사를 보고 다 같이 하루의 일을 돌아보았다. 문득 떠오른 생각은 성 어거스틴 성당에서 돈을 구걸하는 어린소년이었다. 다른 분들도 그 아이에 대해 말을 했는데 돈을 주고 싶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자 신부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돈을 줘서 일시적으로 해결할 수 는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 하지는 못한다. 참 가슴에 와 닿는 말씀이었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다가서거나 도움을 줄 때 표면적이 아닌 좀 더 내면적인 문제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눔을 끝내고 테라스에 나오니 하루가 끝났다. 두런두런 오늘에 대한 회상과 내일에 대한 설렘을 말했다. 내일은 힘들다고 하던데 그래도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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