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만 신부의 사복음서 산책 ❸ 루카 복음서

사복음서 산책 ❸ 루카 복음서
– 모든 이를 위한 기쁜 소식

정진만 안젤로 신부

천주교 수원교구. 독일 보훔 대학교에서 <마태오복음>을 주제로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이며,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루카 복음서와 사도행전
복음서 정경 목록에서 세 번째 자리에 위치한 루카 복음서는 다른 복음서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받았으나, 1950년 이후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 출발점에는 루카 복음서의 저자가 당대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승 자료를 편집하여 복음서를 집필하였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들에 의하면 루카 복음서 저자는 ‘역사가’이자 ‘신학자’였습니다.

성 루카 복음사가 | 린디스파른 복음서 137b | 34×25cm | 영국 대영 박물관 소장 ⓒBritish Library Online Gallery

루카 복음서는 다른 복음서들과 비교할 때 몇 가지 점에서 두드러집니다. 루카 복음서는 – 마태오 복음서와 함께 – 예수의 탄생 및 유년 사화(1-2장)를 전하고 있으며, 마르코 복음서에 비해서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9,51-19,28)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루카 복음서 저자가 복음서에 이어서 사도행전을 기록하였다는 사실은 매우 특별합니다. 루카 복음과 사도행전을 함께 읽을 때, 하느님의 구원 역사를 연속되는 ‘하나’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루카 복음서의 독자
루카 복음서 저자는 서문(머리말)이라는 문학 양식을 사용하였는데(1,1-4). 이러한 특징은 루카 복음서가 헬레니즘 문화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서문에서는 집필 배경 곧 주제, 자료 전승 경위 및 작성 방법, 대상, 집필 목적과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루카 복음서는 ‘테오필로스’에게 헌정된 문헌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친구’ 혹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을 뜻하는 테오필로스는 저자가 루카 복음과 사도행전을 집필할 수 있도록 지원한 후원자였습니다. ‘존귀하신’(1,3) 혹은 ‘귀하’(1,4)라는 표현에서 그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사도 23,26; 24,3; 26,25). 그는 아마도 예수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지만, 자기가 배운 가르침에 대한 확신을 간절히 원했던 경건한 그리스도인으로 추정합니다. 루카 복음서 저자는 테오필로스가 배운 복음의 내용이 참되고 진실하다는 것을 확증하기 위하여 복음서를 기록하였습니다.

서문에 그의 이름이 등장한다고 해서 독자가 오직 테오필로스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테오필로스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지금까지 알려진 역사적 증거 자료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루카 복음서는 광범위한 독자층을 포함합니다. 그들은 바오로의 선교 여행 지역에서 살던 이방계 그리스도인이었을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음 선포
가난한 이들을 위한 기쁜 소식의 선포는 구약 예언자들의 핵심 메시지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루카 복음서 저자는 이사야 예언자의 종말론적 메시아에 대한 기다림을 바탕으로(이사 26,19; 29,18; 35-5-6; 61,1) 예수의 사명과 선교 방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7,22-23). 루카에 의하면, 예수는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파견된 메시아였습니다.

루카 복음에 언급된 “가난한 이들”은 누구일까요? 이사야서 61장에 따르면, “잡혀간 이들”, “눈먼 이들”, “억압받는 이들”을 가리킵니다.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없고 모든 기대와 희망을 저버렸기에 오직 하느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좁은 의미로는 물리적으로 궁핍한 이들로 제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윤리적으로 타락한 죄인을 넘어서 당시 사회 안에서 종교·정치·경제적 특권으로부터 소외는 모든 이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성경에 언급된 병자, 고통받는 이, 포로, 죄수, 장애인, 마귀 들린 이, 가난뱅이, 채무자, 철부지, 죄인, 세리와 창녀 등).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은 예수가 파견된 이유와 목적을 설명합니다. 버림받고 천대받고 잊힌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비로운 하느님의 사랑이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복음사가였던 루카는 사회·경제·종교적으로 소외당한 이들에게 다가가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예수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나자렛 회당에서 가르치시는 예수님 | 14세기 프레스코화 | 비소키 데카니 수도원, 세르비아 코소보 ⓒwww.decani.org

모든 이를 위한 기쁜 소식
성령의 힘으로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는 비천한 이를 높이시고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는 하느님을 찬미하였습니다(1,52-53). 이 ‘마리아의 노래’에서 볼 수 있듯이 구원은 부유한 자, 권력을 가진 자, 교만한 자에게 오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스스로 자신을 낮춘 이, 곧 겸손한 자에게 구원을 베푸십니다. 하느님의 구원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거쳐 준비되었고, 세상 모든 이를 위한 기쁜 소식의 약속은 예수를 통하여 비로소 완성되었습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4,21).

정진만 신부의 사복음서 산책 1 마태오 복음서 편 읽기
정진만 신부의 사복음서 산책 2 마르코 복음서 편 읽기

『골롬반선교』 2021년 겨울호(통권 제120호) 18~19쪽

By |2022-01-17T11:07:14+09:002022-01-17|골롬반 소식|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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