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만 신부의 사복음서 산책 4. 요한 복음서

사복음서 산책 ❹ 요한 복음서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

정진만 안젤로 신부

천주교 수원교구. 독일 보훔 대학교에서 <마태오복음>을 주제로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로서 <공관복음>, <가톨릭 서간>, <성경 희랍어>를 가르치고 있다.

『골롬반선교』 2022년 봄호(통권 제121호) 18~19쪽

영적이며 신학적 복음서

정경 목록에서 마태오, 마르코, 루카 복음서 다음 자리에 위치한 요한 복음서는 교회 역사에서 중요한 복음서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고대의 정경 목록 혹은 네 복음서를 포함하는 수사본 중에서 요한 복음서가 제외된 경우는 없었고, 하느님이시며 인간이신 예수의 신적 본질에 관한 요한의 증언은 초기 교회의 공의회가 채택한 교의의 형식과 내용을 정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여를 하였습니다. 요한 복음서는 단순한 단어와 간결한 문체를 사용하지만, 심오한 신학적 진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3세기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는 요한 복음서를 성령의 영감을 받아 기록된 ‘영적 복음서’라고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분열 위기 속 요한 공동체

요한 복음서가 다른 세 권의 복음서, 곧 공관 복음서와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는 여러 저자에 의해서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본이 완성되었다는 점입니다. 마태오, 마르코, 루카 복음서가 각각 한 명의 저자에 의해 비교적 짧은 시간에 기록되었다면, 요한 복음서는 최종본이 완성되기까지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장소에서 여러 명의 참여가 필요했습니다. 복음서 저자는 예수가 사랑하는 제자(제베대오의 아들인 요한으로 추정)로부터 예수에 관한 자료를 물려받아 예수 이야기를 기록했으며, 이후 편집자는 수정 및 보완을 거쳐 최종본을 완성하였습니다.

요한 복음서가 완성되는 과정에 요한 공동체의 역사가 반영되어 있습니다(J. 롤로프, 요한 공동체의 발전 3단계). 예수가 사랑하던 제자가 설립하였고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들로 구성된 요한 공동체는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일대를 중심으로 정주하였지만, 이후 유대교와의 갈등으로 인하여 소아시아로 이주하였습니다. 그곳에서 그리스도론에 대한 입장 차이로 갈등을 빚게 됩니다. 한 무리는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가 실제로 육신을 취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던 반면(1요한 4,2), 다른 무리는 사람이 되신 예수의 육화 사건을 끝까지 믿으며 소아시아의 다른 그리스도교 운동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때를 90-100년경으로 추정하는 데, 요한복음의 최종본이 완성된 시기입니다. 아마도 요한복음의 편집 과정에서 공동체의 문제 해결을 통해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복음서 편집자의 노력이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 요한 복음사가> 린디스파른 복음서 209b, 34×25cm, 영국 대영 박물관 소장 ⓒBritish Library Online Gallery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

요한복음은 예수를 선재(先在)하시는, 곧 ‘한처음’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시던 분으로 사람이 되신 말씀(로고스)으로 소개합니다(1,1-18). 말씀이신 예수는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되어 신적인 세계와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지상적이고 인간적인 영역으로 들어오셨습니
다(3,6; 6,63; 8,15; 17,2 참조). 하느님의 아들이 ‘살’을 취하여 인간이 되신 이유는 세상에 생명을 주기 위함입니다(6,33.51 참조).

말씀(로고스)의 육화(肉化)는 영지주의적 그리스도론에 반대하는 호교론적 입장을 표현합니다. 특별히 요한 1,14는 그리스도의 인성을 거부하는 영지주의적 가현설(假現說, Docetism)을 바로잡기 위한 가르침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1요한 4,2-3; 2요한 7 참조). 선재하시는 말씀이 ‘살’을 취함으로써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동시에 참으로 인간이라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살을 취한 그리스도가 인간의 구원을 위해 생명의 빵이 되고, 십자가상 제물이 되어 피를 흘림으로써 하느님의 구원 사건은 역사적 차원에서 완성됩니다.

믿음,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하여

요한 복음서의 저자는 두 가지 목적을 이루고자 복음서를 저술하였습니다. 하나는 예수가 메시아이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게 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믿음을 통해 사람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20,30-31). 저자는 예수에 관한 다양한 전승 자료를 선택적으로 수용하면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자 하였는데, 그 내용이 맺음말에 담겨 있습니다. 요한 복음서의 독자는 메시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와의만남에로 초대받으며, 믿음을 통해 그 초대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정진만 신부의 사복음서 산책 1 마태오 복음서 편 읽기
정진만 신부의 사복음서 산책 2 마르코 복음서 편 읽기
정진만 신부의 사복음서 산책 3 루카 복음서 편 읽기

By |2022-05-20T15:16:57+09:002022-05-19|골롬반 소식|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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