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것보다 받은 것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_기리암 신부
기리암 Liam O'Keeffe 신부
• 아일랜드 클레어 출생
• 1967년 사제서품, 이듬해 한국 도착
• 원주교구 횡성·원동·황지, 안동교구 예천, 수원교구 안산 원곡, 인천교구 가정동에서 본당사목
• 교도소 재소자, 다문화가정, 이주노동자를 위한 사목
• 광주후원회, 지원사제 담당
• 한국지부 초대 성소국장, 신학원 부원장 역임인터뷰/정리 김소영 본지 기자
『골롬반선교』 2022년 봄호(통권 제121호) 8~9쪽
기리암 신부가 2022년 봄, 아일랜드로 귀국합니다. 1968년에 한국으로 파견되어 여러 교구에서 본당사목을 하였고, 노동자, 이주민, 재소자를 동반하며 성실하게 일한 선교사입니다. 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인 그는 만나는 이에게 위로가 되어 준 친구이자 목자입니다. 고국으로 부르신 주님께 응답한 기리암 신부가 새롭게 시작하는 선교 여정을 행복하게 걷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출국을 앞두고 나눈 대화를 기리암 신부의 한국 친구들에게 전합니다.
귀국을 준비하는 마음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여러 느낌이 떠오릅니다. 하루는 매우 기쁘고 하루는 섭섭하며 쓸쓸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몇 해 전부터 가족과 이웃들이 저에게 언제 오겠느냐 이제 가까이에서 살자고 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할 때 본국에 돌아가 골롬반회 회원으로서 후원 활동도 하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제가 한국에서 했던 일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다른 선교사들보다 잘했다는 게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몫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은 편안합니다.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여기에서 마쳐야 합니다. 친구들을 두고 가는 것이 힘듭니다. 그리고 제가 가기 때문에 친구들이 마음 아파해서 힘듭니다. 그렇지만 고향에 가도 관계는 계속 이어지니까 너무 섭섭해하지 맙시다.

안동교구 예천성당 사목 시절(맨 왼쪽은 전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오토바이를 탄 선교사. 산 넘고 물 건너 멀리 떨어져 있는 여러 공소를 다녔을 때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원주교구 사목 시절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원주교구 사목 시절, 본당 신자들과 미리내 성지 방문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광주에서 후원회를 맡으셨고, 최근까지 원주 후원회 미사를 담당하셔서 후원회원들과 각별하실 것 같습니다.
우리 후원회원들, 언제나 고맙게 매우 고맙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사실 후원회원 없으면 우리 골롬반회도 없어집니다. 사실이 그렇습니다. 백 년 전 골롬반회의 처음부터 후원회원들이 도와주었고, 30여 년 전부터 한국인 후원회원들이 협조해 주고 계십니다. 우리 위해 기도 많이 해주십니다. 광주후원회 담당으로 광주, 목포, 순천, 전주 등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우리와 함께해 주시는 많은 분을 만났습니다. 여러분의 기도, 정성, 깊은 관심 덕분에 우리가 맡은 일을 더 잘할 수 있고, 해외에서 일하는 선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후원회원들은 우리와 손잡고 같이 선교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언제나 여러분을 위해 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기리암 신부는 최근까지 외국인노동자들을 동반했다.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노동자들이 핍박받던 시절에 노동자들을 동반했던 기리암 신부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그는 높은 자리에 앉아 있기보다 늘 신자들과 가까이, 신자들과 함께 하면서 "함께하는" 사목자였다.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지부 초대 성소국장과 신학원 부원장, 영성의 해 지도 등을 하며 꾸준히 젊은이들을 동반했다. 이정락 신학생의 유기서약식에 증인으로서 함께했을 때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교도소 재소자 영세식(제대 가운데가 기리암 신부)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 사회가 어두웠던 시절에 기리암 신부는 정의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국 교회,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과 함께하였다.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원주 후원회 월례 미사(원주교구 주교좌 원동성당 만남의 방, 2018년)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성소국과 신학원에서 젊은이들을 동반하셨는데요. 선교사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전할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교회는 선교 활동을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선교는 언제나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선교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을 환영하고 이분들을 잘 지도해야 합니다. 젊은이 여러분! 우선 선교사의 꿈을 꾸십시오. 선교사의 일은 오늘도, 내일도 필요합니다. 선교사는 자신이 아닌 복음을 선포해야 합니다. 복음 메시지는 언제나 필요하고, 꿈꾸는 사람은 반드시 예수님과 복음을 알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고 기도하며, 선한 일을 한다면 잘될 것입니다. 꿈꾸는 사람은 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응답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라는 말씀을 끊임없이 듣기를 바랍니다.
신부님께서는 지난 선교 생활을 돌아보면서 준 것보다 받은 것이 훨씬 더 많았다고 하셨는데요
예!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많이 배웠습니다. 덕분에 수많은 도전을 잘 넘어가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교회가 우리 선교사를 환영해 주었고, 사회에서도 어디든지 가면 큰 대접,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이는 한국 사람들의 마음이 나타난 것입니다.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어려워서 힘들었을 때도 있었지만,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 협조, 특히 교우들의 활발한 활동 덕분으로 선교사로서 사제로서 도움을 많이 받아 여러 가지 좋은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교회처럼 이렇게 활발한 교우, 다른 나라에는 없을 겁니다. 여러분의 모습을 항상 기억하고 고마움을 간직하면서 늘 기도하겠습니다.

기리암 신부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발행: 2022년 6월 2일, 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