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첫번째 선교지 뒷이야기

작성자: 관리자등록일: 2009-07-17 13:54:36  조회 수: ‘6055’

 

지난 9일(목) 늦은 7시 30분에는 골롬반 선교센터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대만과 미국에서 활동했던 정복동 선교사의 경험과 느낌을 나누어 보는 자리였습니다. 정복동 선교사는 이곳 저곳에서 나눔을 하고자 찾아주신 분들에게 2시간 가량 노숙자들과 삶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처음이라 더 깊은 나눔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자리였지만 새로운 것을 듣고 또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아래는 정복동 선교사가 미국 생활중에 적은 글입니다. 여러분과 같이 나누어 보고자 올립니다.


쬐끔 살았지만

  쬐끔 살았지만,
선교사로 살아가면 갈수록
내가 얼마나 좋은 것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많은 달란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많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꽤 괜찮은 사람인지를 절감한다.

 쬐끔 살았지만,
선교사로 살아가면 갈수록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이고 엉터리 투성이며
얼마나 많은 허물과 약점을 지니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한계를,
부족함을 지니고 있는 인간인지를 절감한다.

  쬐끔 살았지만,
선교사로 살아가면 갈수록
내가 얼마나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큰 은총을 입고 살아가는
사람인지를 절감한다.

 쬐끔 살았지만,
선교사로 살아가면 갈수록
내가 가진 이 저런 모습 그대로를
하느님은 끔찍이도 이뻐해 주신다는 것과
이 저런 와중에 내 안에 하느님의 자리가 쬐끔씩
넓어지는 걸 보는게 얼마나 흐뭇한지 절감한다.

  쬐끔 살았지만,
선교사로 살아가면 갈수록
내가 얼마나 축복 받은 사람인지
그래서 너무나 자주
난 복동이라고 소리치고 싶은지 모른다.

 쬐끔 살았지만,
선교사로 살아가면 갈수록
세상에 얼마나 별일이 많은지
세상이 얼마나 틀릴 수 있는지
세상이 얼마나 웃길 수 있는지
세상이 얼마나 슬플 수 있는
세상이 얼마나 많은걸 줄 수 있는지
세상이 얼마나 많은걸 빼앗아 갈수 있는지
절감한다.

  쬐끔 살았지만,
선교사로 살아가면 갈수록
이 세상에 내가 얼마나 할 일이 많은지
그래서 몸과 마음이 얼마나 분주한지
세상에 내가 알 수 없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그래서 내 몸과 마음이 얼마나 하릴없는지
뼈저리게 절감한다.

 쬐끔 살았지만,
선교사로 살아가면 갈수록
있는 것들이 얼마나 멀 수 있는지
멀리 있는 것들이 얼마나 가까울 수 있는지…
내 좋은 벗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은지 입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 같고
또 할 얘기가 얼마나 없는지
한 개의 입도 얼마나 버겁고 무거운지 절감한다.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얘기하는 걸 보면
확실히 난 아직 깨달은 자 보다는
수다쟁이에 더 가까운 것 같고
깨달은 자처럼 얘기하는 왕 사기꾼에
더 가깝다는 걸 절감한다.

 아직도 쓸 얘기가 무척 많은 것 같은데
그만 줄이겠다고 선심 쓰는걸 보면
나도 꽤나 왕 수다쟁이,
제 멋에 겨워, 제 잘난 맛에 사는
행복한 바보인가 보다.

두번째 시간에는 10월 14일(목) 늦은 7시 30분 골롬반에서 양창우 신부님의 필리핀 이야기가 준비되었사오니, 많은 분들의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By |2009-07-17T13:54:01+09:002009-07-17|선교센터 게시판|[2004년 9월] 첫번째 선교지 뒷이야기의 댓글을 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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