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셋째 주 열린 미사 이야기

2014-06-26T13:18:19+09:00

작성자: 김명기등록일: 2014-06-26 13:18:17  조회 수: ‘4389’

 2014년 5월 17선교센터에서 열린 미사가 있었습니다.

다음은 열린 미사 강론으로 평화에 관한 함편익 페트릭 (Patrick Cunningham) 신부님의 나눔 말씀입니다.

 이렇게 좋은 계절에 여러분들과 같이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감사합니다오늘 제가 하려는 얘기는 마음이 아플 수도 있지만 예수님이 말씀하신 진리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벽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벽은 공간을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단순히 공간만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분리하고 단절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벽들도 있습니다전 세계에서 유명한 벽들이 몇 개 있는데 그중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들이 사는 지역과 구분하기 위해 세운 분리장벽이 있습니다.

 이 벽은 이스라엘이 테러를 막는다는 목적으로 팔레스타인사람들을 자유롭게 다니던    west bank지역에 세우기 시작해 점점 벽은 늘어가고 있습니다결국 팔레스타인사람들은 이벽에 갇혀 자유롭게 다닐 수도 없고 벽 때문에 땅을 빼앗기고 생활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삶은 더욱더 비참해졌습니다그리고 더 이상 빼앗길 것이 없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차게 됩니다이스라엘은 그런 팔레스타인들이 두려워 소통보다는 벽을 세워 분리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결코 평화가 아닙니다분리는 불신을 만들고 불신은 두려움을 만들게 됩니다아무리 강한 벽으로 주위를 둘러싸도 평화는 오지 않으며 오히려 더욱더 큰 불신과 두려움에 갇혀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벽은 북아일랜드에 있는 평화의 벽입니다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는 남쪽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하고 북아일랜드는 영국의 연방으로 유지하자는 쪽과 독립을 원하는 쪽으로 나누어 충돌이 많았고 갈등이 가장 심했던 1970년대부터 양쪽을 분리하기 위해 벽을 세웠습니다종교적 갈등과 정치적 상황을 폭력으로 맞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 희생자들은 점점 늘어나게 되었습니다벽을 세워서 그 속에서 안정과 보호를 찾으려 했지만 오히려 의심과 갈등을 부추기는 상징이 되어버렸습니다.

 벽에는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위협적인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독립투쟁을 하다가 희생된 사람들의 얼굴을 벽에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처음에 분리를 위한 벽이 나중에는 너와 나를 차별하고 구분하며 의심과 단절의 견고한 벽이 된 것입니다.서로 벽을 마주하고 싸우던 사람들이 벽으로는 평화가 올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서로 간에 조금씩 평화를 위한 노력이 시작 되었습니다폭력적인 방식을 그만두는데 합의하고 대화를 지속적으로 가지면서 서로 간 불신의 폭을 좁히기 위해 다양한 방식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그 방식 중의 하나가 공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던 벽에 아이들이 춤추며 노는 모습이나 나무와 꽃그림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위협적인 군인들의 모습이나 무기그림이 벽에서 사라지는 날이 평화가 오는 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단단하고 슬픈 벽이 또 하나 있습니다바로 남과 북을 가로막고 있는 분단의 벽입니다끔찍한 전쟁을 중단하기 위해 세운 벽인데 혹시나 상대방이 공격할까 불안해하며 양쪽 모두 혹시 전쟁이 다시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의 벽입니다상대방을 견제하기 위해 더 비싼 최첨단의 무기를 더 많이 갖기 위한 경쟁을 하는 동안 북한주민들은 굶어죽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남한은 GNP의 30%를 군사비에 사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남북한의 적대적 관계는 주변 국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미국과 중국과 일본은 서로 견제하기 위해 남북한을 자신의 영향력 하에 두려는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그동안 여러 가지 방법들을 취해 왔는데 MD라고 하는 미사일 방어체제를 아시아에 구축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MD는 간단히 설명 드리면 다른 나라가 미국을 공격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면 그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여 파괴한다는 방어시스템인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미국 본토와 해외에 있는 미군기지동맹국에 같은 미사일시스템을 미리 만들어 놔야 한다는 개념입니다이 시스템의 문제점은 미국과 동맹국이 아닌 나라는 자신의 적이라고 간주해버리고 특히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는데 있습니다그동안 북한과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이유로 미국과 한국은 대규모의 많은 군사훈련과 첨단무기들을 배치하였고 특히 대규모의 군함들이 유사시에 한국에 빨리 배치 될 수 있도록 해군기지건설이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제주도 강정마을에 미항공모함의 기항지가 될 수 있는 해군기지를 세우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정부는 이러한 안보상의 이유로 해군기지 건설을 강정마을 주민들과 제대로 협의도 하지 않고 거의 강제적으로 결정을 하고 마을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불법적인 방법까지 동원하여 강행을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현재 해군기지건설공사를 하고 있는 강정마을의 구럼비는 하나의 바위로 연결되어 있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 될 만큼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이며 이곳에는 이 마을 사람들의 식수인 용천수가 나오는 곳이기도 합니다그래서 마을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구럼비를 할머니바위라 부르며 신성시하는 곳 이었습니다가족의 누군가가 아프거나 근심이 생기면 이 바위에 와서 정성껏 기도를 드리며 소원을 빌기도 하는 곳이었습니다신성시하는 구럼비가 파괴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마을사람들은 가슴이 너무나 아파서 마음의 병이 생겨버렸습니다건설회사는 사람들의 저항이 심해지자 공사장둘레에 아주 높은 팬스를 쳐놓았습니다그리고 그 안에서 바위를 파괴하고 시멘트를 깨끗하고 맑은 바다에 쏟아 부어 이제는 구럼비 근처 바다를 모두 오염시켜 버렸습니다해군기지 공사장의 높은 벽은 생명을 신성시하며 자연과 긴밀하게 유대해온 마을사람들을 자연으로부터 단절시키고 사람들을 해군기지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 싸우고 불신을 만들어 오랫동안 이어져온 공동체를 파괴시켜버렸습니다그리고 평화적으로 공사장벽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미사를 드리는 사람들에게 공권력에 의한 각종 인권침해와 공사를 방해한다는 명목으로 연행 구속되는 일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공사장벽 앞에서 매일 미사를 드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강한 무기를 가지기 위한 경쟁은 평화로 가는 길이 아니라 대립과 단절 갈등의 시작이며 파멸로 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나와 너를 가르고 생각이 다르다고 대화하려 노력하지 않고 단절시키고 벽을 만드는 것은 결코 평화로 가는 길이 될 수 없습니다주민들과 충분한 상의도 없이 무조건 벽부터 세우고 공사를 시작해버린 저들에게 공사를 잠시 중단하고 대화를 먼저 해보자는 의미로 미사를 드립니다그리고 오랫동안 깊은 유대관계를 가졌던 구럼비의 자연과 단절이 되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주민들을 치유하기 위해 미사를 드립니다인간이 자연과 단절되어 산다는 것은 생명의 연결된 고리를 끊는 것과 같습니다사람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살수 없는 것이 생명입니다인간이 다른 생명들에 존중심을 갖고 돌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축복이자 의무일 것입니다그래서 그 생명의 고리를 연결하고자 벽 앞에서 매일 미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평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도들과 강정주민들과 다른 나라에서 온 활동가들강정 지킴이들이 이곳 구럼비에서 군대와 무력으로 평화가 이루어질 수 없고 오직 국경과 이념과 민족을 초월하여 모두를 형제로 끌어안는 사랑과 생명에 대한 존중만이 참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외치고 고백하고 선언했습니다이 외침과 고백과 선언을 당국에서는 펜스로 가르고 콘크리트로 메꾸고 재판으로 침묵시키며 벽안에 가두려 합니다그러나 드높은 팬스도 콘크리트 철근도 교도소의 철장도 하느님이 불기 시작하신 평화의 입김을 가로막지는 못 할 것입니다

우리들을 가로막고 있는 벽 대신 서로 만나 평화를 나눌 수 있는 다리를 놓기 위해 우리는 매일 벽 앞에서 미사를 드리고 공사중단을 위해 벽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춥니다강우일 주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 강정아 너는 한국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지만 너에게서 온 나라에 평화가 시작되리라.”

강정은 이제 평화를 잇는 다리가 되었습니다세계의 많은 평화 활동가들이 강정을 방문하여 평화를 위해 연대하고 골롬반 선교회에서는 각국의 활동가들이 강정과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지금 강정에 머무르고 있는 평화활동가 kathy kelly 의 말을 여러분께 전하겠습니다.

 “전쟁이 아니 평화를 위한 용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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