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열린미사

2023-03-20T15:21:10+09:00

2023년 3월 18일(토) 오후 4시  열린미사는

김정혜 로베르따 평신도선교사께서 나눔 해주셨습니다.

김정혜 선교사 나눔 말씀

“영국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돼 코로나 때문에 봉쇄되면서 하루에 두 번 외출할 수 있었어요. 코로나 바로 직전 이사를 했는데 영어도 잘 못 했고 인터넷도 안되고 TV도 없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다행히 영국의 풍경은 자연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곳이었어요. 하루에 두 번이라도 나갈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옛날에는 보이지 않았던 구석에 있는 꽃조차도 너무 아름답게 보였어요.

그런 상황에서 만날 수 있었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새 소리에 잠을 깨는 거였어요. 어느 날 어떤 새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블랙버드라는 새였어요. ‘Morning Has Broken”이라는 노래에 나오는 새더라고요. 그래서 이 새가 아침에 일어날 때 항상 지저귀니까 그 노래에 나오는구나 했어요. 호수에 가면 이 작은 새가 집을 짓기 시작하는 것을 모든 사람이 보고 새가 알을 깨서 세상에 나오고 이런 일상을 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코로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면서 저는 환경, 생태 쪽에 관심이 있어서 그쪽 일을 찾다가 보니 영국에 커뮤니티 가든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환경단체에서 하는 커뮤니티 가든이나 다양한 목적으로 만든 곳을 인터넷에서 알아보고 가서 만나기 시작했어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혼자 사시는 곳에 가게 됐는데 그 할머니의 아버지가 심은 장미 넝쿨을 가꾸면서 크기 시작하니 할머니의 표정이 밝아지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원예 치료하는 정원과 생태체험장을 만드는 곳에서 일하면서 채소로 음식을 만들어서 팔기도 하고 가난한 아이들이 동물이나 생명체들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어요. 어떤 생명이 순환되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면서 살았던 거 같아요.

영국이 백인 문화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민자분들이 모여서 함께 살아가는 곳이더라고요.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음식 나눔이 있어야 하잖아요. 만든 음식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그걸로 기부받아서 필요한 물품을 사면서 순환되는 거죠.  영어를 해도 다른 악센트에 다른 표현을 쓰고 그런 것들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못 느꼈던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어느 날 산책 중에 파키스탄에 오신 분이 옷을 발목까지 덮는 옷을 입고 걸을 때 항상 옷이 끌리는 거예요. 길 청소를 하는 건가 저는 그게 되게 거슬리는 거였어요. 내가 걸으면서 청소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돌아보니까 제 안에 무슬림 이슬람에 대한 편견, 내가 싫어하고 있었다는 걸 보게 되더라고요.  다양한 문화가 있을수록 나를 보게 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서 왔는지 그런 배경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었어요.

선교라는 것이 즐거움도 있지만 부딪침도 있었고 그 안에서 색다른 것도 보고 나의 모습에 대해서도 다시 보게 되고 멀리 나가면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더 잘 보게 되고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우리 인생 자체가 선교라는 생각이 들어요.  선교의 여정, 인생의 여정을 저는 골롬반에서 함께 해왔지만,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사람이 있을 때 더 힘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골롬반이 아니더라도 내 가족 공동체가 있고 그 안에서 힘을 받을 때 나눔을 할 수 있고 하느님을 만날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곳이 선교의 장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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