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편지 (지부장 신부가 드리는 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8-09-09 11:54:17 조회 수: ‘8464’ 

후원회원님들께 인사드립니다. 더위 잘 이겨내시고, 건강하신지요?
보내주시는 회비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저도 지난 한 달 간 여러분들 덕분에 고향에 잘 다녀왔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 다녔던 본당에 몇 가지 행사가 있어서 본당 신부님의 초대로 본당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께 그곳에서의 행사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1840년부터 1846년까지 아일랜드는 지금의 북한처럼 아주 살기가 힘들어 굶어 죽는 사람들이 많았었습니다. 그때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그분들의 영혼을 추모하는 추모비를 세우고 축성하고 왔습니다. 저희 본당에는 신자들의 묘지가 4개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오래된 묘지가 바로 1840년대 굶주림으로 죽어간 신자들의 시신이 한꺼번에 묻혀 있는 곳입니다. 당시 그분들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친척들도 기운이 없어서 그 자리에 그저 주저앉아 있다 죽어갔고 그들도 그곳에 함께 묻혔다고 합니다. 본당 신부님은 제가 그 본당 출신이니 그 묘지를 비롯하여 다른 2개의 묘지까지도 축성해 주기를 부탁하셨습니다. 본당 신부님께서는 묘지 하나만 축성하셨지요.

묘지 축성을 하면서 한 가지 알게 된 것이 축성할 때 각 묘지 앞에 참석해 계시던 친척 분들은 제가 다 모르는 분들인데, 이미 흙속에 묻혀 계시는 분들은 다 아는 분들이었습니다. 참 놀라웠습니다. 축성이 끝나고 오후 7시 미사에 성당은 신자들로 꽉 찼고, 오래전에 한국에서 활동하셨던 도 요셉 신부님과 11명의 그 본당 출신 신부님들도 자리를 함께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기독교 목사님 두 분이 오셔서 미사를 같이 하시고, 재미있는 강론도 해주셨습니다. 미사 후에는 420명이 모두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다음날 새벽 4시가 돼서야 자리를 뜨게 되었습니다. 참 뜻 깊고,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 우리도 곧 다가올 추석을 맞아 조상님들을 기억하며 차례도 지내고, 그들의 수고를 기억하고, 영혼을 위하여 기도드리며 후손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고, 각 가정마다 한 뿌리를 통하여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조상을 잘 모시는 것은 그 관계를 튼튼하게 하고 가족이 하나가 되는 축제인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추석 잘 보내시고, 풍요롭고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 8월 23일에는 오랫동안 한국에서 활동하셨던 모 미카엘 신부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신부님의 영혼을 위하여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피정에 들어가는 저희 골롬반 신부님들에게도 기도로 후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부장 신부
민 디오니시오 드림

By |2008-09-09T11:54:52+09:002008-09-09|골롬반 소식|9월 편지 (지부장 신부가 드리는 글)의 댓글을 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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