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선교사_임영준 신부

2019년 봄호(vol. 110) 마음을 여는 글

임영준 에이몬 신부 / 한국지부장

안녕하십니까?
어느덧 차가운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고 있습니다. 저는 계절 중 봄이 제일 좋습니다. 긴 추위가 끝나면 꽃과 새싹이 다시 우리 곁에 있을 테니까요. 이렇게 생기 넘치는 계절에 선교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입니다.

영어의 난제 중 “Which came first, the chicken or the egg?”라는 말이 있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고 해석하는데, 어느 쪽이 원인이고 어느 쪽이 결과인지 묻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청년들이 입사 면접을 볼 때 자주 받는 질문이 “경험이 있느냐?”라고 합니다. 그런데 직장이 없어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들에게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경험은 없습니다. 참 어려운 난제입니다.

선교와 선교사라는 단어에 대하여 생각하면 비슷한 난제가 생깁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따라가면 우리는 여러 가지 물음을 갖게 됩니다. 평신도가 먼저냐, 선교사가 먼저냐, 어떤 부르심을 먼저 받는가? 등등. 저 역시도 신학교에 다녔을 때 비슷한 질문을 자주 받았습니다. 또한, 사제품을 받은 후에는 “신부가 먼저냐, 선교사가 먼저냐?” 하는 난제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난제는 복잡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게 아니라 바로 우리 생각의 패턴 때문에 힘이 듭니다. 우리는 논리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고, 순서를 찾아서 그 순서대로 이해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논리적으로 생각한다고 이 세상의 많은 것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수어지교(水魚之交)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물을 떠나서는 물고기가 잠시도 살 수 없듯이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매우 친밀한 관계(사이)를 뜻합니다.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수어지교의 예를 들면 바닷물과 짠맛, 해와 더위, 커피와 향 같은 것이 있겠지요.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을 생각해 보면, 예수님을 믿고 따라가려 한다면 선교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천주교 신자라면 동시에 선교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신자로서 우선 살다가 나중에 선교사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생각은 틀렸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따라간다면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수님의 증인으로서 사는 삶이 바로 선교사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선교는 다른 나라에서만 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현재 위치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오늘, 어디서부터 시작하시겠습니까?

2019-04-16T15:47:58+09:002019/03/05|골롬반선교 잡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