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나눔] 선교사가 언어를 배우는 것은 선교의 첫걸음

2012-06-12T16:25:03+09:00

작성자: 관리자등록일: 2012-06-12 16:25:49  조회 수: ‘6181’

******  아래의 글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열어가는 「화해와 나눔」 2012년 봄호에 실린 글 입니다.  ******

 

 

선교사가 언어를 배우는 것은 선교의 첫걸음

 

 

양창우(요셉신부

 

 

 

어릴 때 나의 꿈은 아프리카에 가는 것이었다아프리카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하며 그들을 도와주는 상상을 했다.

그러한 꿈들이 마음에서 자라났는지사제의 길을 가고자 마음을 품었을 때 난 멀리 해외에 나가서 활동하는 사제가 되고 싶다고 교구 성소모임에서 이야기했다이러한 나의 마음을 잘 알아본 가까운 친구가 나에게 외국에 나가 선교활동을 하는 단체라면서 알려주었던 것이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였고이 일이 내가 이 선교회와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되었다.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성소모임에 나가면서 막연하게나마 나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은 언어였다골롬반회 선교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영어가 유창해야 하며선교지에 가서 또 다른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그때까지만 해도 나의 영어 실력은 형편없었기에 두려움이 많았다실제로 골롬반회에 입회하니우리를 지도해 주시는 신부님들은 모두 외국분들이셨다그리고 자주 외국에서 손님들이 왔는데 그럴 때마다 영어를 해야 하는 것이 마음의 큰 부담이 되었다이것이 내가 선교사로서 첫 번째로 넘어야 할 장벽곧 언어의 장벽이었다언어가 원활하지 않으면 다른 언어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없고 소통을 할 수가 없다물론 몸의 언어로서 부딪칠 수는 있지만 그것은 한계가 있다그래서 선교사로서 문화가 다른 이들과의 만남에서 가장 절실히 필요한 첫 번째는 언어에 대한 능력이다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위축되어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기 자신이 한심해진다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 영어권의 나라로 영어 공부 유학을 보내 주었다그것이 나의 첫 번째 해외선교 여정이었다.

해외선교라면 단지 우리보다 더 가난한 나라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만 한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세례받는 그 순간 우리 모두는 선교사로서 부름을 받은 것이다그래서 우리 자신이 바로 선교사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특별히 해외선교에 부름 받은 사람들은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경제적인 것과는 관계없이 우리가 머무는 모든 곳이 바로 선교의 장이다그곳이 천주교 국가이든 아니든 간에 말이다.

첫 번째 영어공부의 선교를 시작한 것은 바로 아일랜드였다아일랜드는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이다바로 이 나라에서 선교사로서 영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나에게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첫 번째로는 우리 골롬반회가 창설된 나라이고 많은 선교사들이 이곳 아일랜드에서 불림을 받아 전 세계 선교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다이러한 나라에서 영어공부를 한다는 것은 우리 골롬반회가 어떤 정신에서 시작이 되었는지 그리고 같은 회원들이 무슨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는지그래서 같은 회원들과 대화를 풍성하게 나눌 수 있는 많은 소재를 알 수 있고또한 한국인 선교사로서 한국의 신앙이 어떤 것인지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두 번째로 내가 공부했던 언어 학교는 선교사들이 세계 곳곳으로 선교를 가기 전 영어를 배우는 장소여서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선교사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점이다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은 60세가 넘으신 폴란드 신부님이 아프리카 선교를 위해서 영어 공부를 하시는 모습이었다. 60세가 넘어서 공부를 한다는 것도 놀라운데당신의 안정된 삶의 장소를 떠나 선교사의 길을 가시는 신부님의 모습이 감동스러웠다살아 있는 아브라함을 만나는 듯했다영어 공부가 어려웠지만 이분을 통해 많은 용기와 위로를 받았다그들은 또한 한국에서 온 선교사들을 만나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했다영어 공부를 하면서 나에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우리 공동체 영어권사람들의 인내력이다영어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영어 연습을 위하여 식탁에서 끊임없이 같은 아일랜드 형제들을 붙들고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아무도 귀찮아하지 않고 들어주고 대답해 주며 잘못된 영어 발음을 교정해 주고도와주려고 적극적으로 함께해 준 아일랜드 신학생들과 신부님들의 인내력에 감사를 드린다그것이 형제에 대한 사랑인데 말이다이 경험으로 나는 가끔 외국 사람들이 나에게 어설픈 한국말로 이야기하는 것을 인내를 갖고 들어주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나의 몸은 그때 20대였지만나의 언어적 능력은 5살도 안 되는 어린아이였기에 이러한 나를 인내롭게 참아 주고 가르쳐 준 동료들에게 감사한다하지만 때때로 말을 들어 주지 않고 관심을 주지 않던 사람들을 만날 때면 영어를 못한다고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 혼자 힘이 들기도 했다언어의 소통이 되지 않다보면 오해와 함께 자기 스스로가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살아가는 것이 힘이 들고 어려워진다특별히 내가 만났던 한국 사람들은 외국에서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반응 또한 강하게 하는 편이라서 해외 공동체에서 잘 융화하지 못하고 불평속에 살아가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곤 했다그래서 더욱더 타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언어를 습득하는 것은 선교사의 첫 번째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1년간 아일랜드에서 영어 공부를 마치고 필리핀으로 선교를 떠나면서 한층 더 발걸음이 가벼워진 것은 영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나를 좀 더 편안하게 했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아일랜드와는 완전히 다른 문화권이었다더위와 싸워야 했고가난이라는 것을 대면하면서 문화충격을 겪어야 했다필리핀은 대부분 사람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에 영어를 사용하면서 마닐라에서 지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하지만 마닐라를 벗어나서 가가얀 디오로라는 민다나오 섬으로 발령받고 갔을 때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그곳은 대부분 사람들이 그 지역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세부아노라는 언어를 다시 배워야만 했기에 다바오라는 도시에 가서 메리놀 선교회 언어학교에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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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배우는 것은 단지 그 말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통하여 그들의 정신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며 문화를 익히는 중요한 여정이었기에 무척 많은 인내를 요구했다세부아노를 배우기 위하여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3개월이었다. 3개월 동안 언어를 배우고 미사를 봉헌하고 강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은 막막함 그대로였지만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현실이었다오전에 수업 끝나고 오후에는 언어 연습을 위해서 시장을 다니며 물건을 사보고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기를 주저하지 않았다이것이 내가 민다나오 섬에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이렇게 어린 아이처럼 이야기하는 나를 아무도 거부하지 않고 친절하게 받아주며 이야기 상대가 되어준 필리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은 아직도 내 가슴속에 깊이깊이 남아 있다필리핀에서 6년 간 살아오면서 때때로 큰 빚을 지고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왜냐하면 이들이 나에게 보여준 사랑과 환대는 영원히 잊지 못할 은총이며 축복이었기 때문이다특히 언어 공부를 하고 있는 과정 중에 나에게 인내롭고 친절하게 맞이해 준 지역 사제들은 주일날 기초적인 언어로 세부아노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으며 사람들은 나의 부족한 언어로 이어지는 강론에도 귀를 기울이며본인들이 알아서 축복되게 해석해서 이해하던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선교사로서 첫 번째 발걸음은 타 문화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노력이다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랜 세월 마음고생과 함께 충분히 타문화와 소통하지 못하는 고통을 양쪽이 겪어야만 한다.

북한 선교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북한과 남한이 오랜 세월동안 갈라져 있어 언어와 문화가 무척이나 다르다고 상상이 된다북한 사람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그들만의 언어를 아는 것이 중요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그리고 새터민 사람들은 남한의 문화를 충분히 배우고 익히는 데 적극적이어야만 한국에서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고 그것이 자신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창우(요셉신부 :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소속이며현재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의 성소국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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