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야곱 신부/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아일랜드 출신이며 수품 이듬해인 1964년 한국에 왔다. 광주 계림동, 흑산도, 노안, 목포 산정동·대성동, 강원 사북, 서귀포, 인천 가정동에서 본당사목을 하였다. 한국지부 후원회 초창기부터 10년간 선교 홍보를 맡았으며, 이후 칠레에서 한인 교포사목을 하고 돌아왔다. 이후 전남 장성 시골 마을에서 농사지으면서 병원사목과 이주민사목 등을 하였다. 최근 4년 동안 제주 골롬반 사제관과 장성을 오가며 후원회원과 이주민들을 위해 봉사했던 노야곱 신부는 올해 4월, 한국 선교를 마치고 62년 만에 아일랜드로 귀국했다.
사제서품식의 모든 순간은 언제나 기억에 남아있지만, 특별히 또렷하게 새겨진 장면이 있습니다. 주교님께서 제 손에 도유하실 때 "그대가 축복하는 모든 것이 복되어지기를" 하시며, '축복하는' 특별한 권한을 엄숙히 부여하시던 순간입니다. 그때부터 축복은 제 사명이 되었습니다. 어느 피정 중에 피정 지도자는 제게 "버스, 기차, 거리 등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 모든 것을 축복하십시오. 당신은 그 힘을 받았으니, 쓰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사람은 축복받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복'은 이들이 가장 많이 청하는 것입니다. 이는 종교적 축복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복'은 한국인의 삶과 문화에 깊이 뿌리내려 있어, 조부모로부터 아이들까지 인생에서 모든 경사와 중요한 순간에 어김없이 '축복'이 따릅니다. 한복 입은 아기들이 '복주머니'를 걸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보는데, 매우 의미 있는 풍습입니다. 일반 사회에서도 오복(五福)이라 하여 장수, 부, 건강, 덕을 사랑함, 평안한 죽음을 소망합니다. 여기에 더해 충실한 배우자, 효자, 진, 선, 미도 복으로 여깁니다.
이제 이 글의 핵심인 '자연'을 이야기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이토록 풍성하게 창조하신 세상을 우리가 누리도록 내어주신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축복이 아닙니까? "늦게야 주님을 사랑하게 되었나이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이 고백처럼, 우리도 너무나 늦게 깨달았습니다! 두 프란치스코(성 프란치스코와 교황 프란치스코)가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전까지 말입니다. "나무를 만들 수 있는 이는 오직 하느님뿐"이라고 시인 조이스 킬머가 썼듯이 모든 자연이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 세상을 무수히 채운 물고기, 새, 별을 그 누가 생각해 낼 수 있었겠습니까? 나무, 숲, 산, 빙하, 비와 바람이 우리 곁에 당연히 있어서 우리는 거의 이 존재를 알아채지 못하며 삽니다.
저 또한, 제주 집 마당에서 복을 누리며 삽니다. 마음껏 식물을 심고, 제가 좋아하는 나무를 다듬거나 아예 그냥 두기도 하며, 희귀한 씨앗을 모으고, 제가 기른 무화과를 즐기면서 대체로 주님께서 저에게 바라시는 일을 합니다. 한 가지, 가끔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견디는 일이 있다면, 제가 심은 화분이나 싹틔운 여린 모종을 친구들에게 보여줄 때 그들이 짓는 멍한 표정을 볼 때입니다. 실망스럽긴 하지만, 곧 이겨냅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생물 다양성이 그들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들도 교황이 관심을 두는 일에 관심이 있을까? 우리는 계속 통조림 과일과 비닐로 포장된 상추를 사서 먹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야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