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교구와 원주교구에서 본당사목을 했던 갈 바오로(Paul Anthony Carey) 신부가 2023년 5월 4일 밤 11시경(현지 시각) 호주 퍼스의 마거릿 후베리 하우스 요양원에서 선종하였습니다. 향년 87세.

서호주 프리맨틀 출생인 갈 바오로 신부는 대학 졸업 후 몇 년간 창고 영업사원으로 일하다가 성소에 응답하여 신학교에 입학하였고, 1963년 6월 29일에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한국으로 파견되어 한국어 공부를 마친 뒤, 1965년에 춘천교구 철원성당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휴전선 지역인 철원은 여전히 총과 대포 소리가 수시로 들리는 곳이었기에 언제 또 전쟁이 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사제관에 누워 밤잠을 설쳤던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강원도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후 회복을 위해 필사적으로 애쓰던 시기였습니다. 전쟁의 상흔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돕는 일은 사목의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갈 바오로 신부는 지프를 운전하였는데, 비포장길에다 폭설과 홍수가 잦은 강원도에서 그의 차는 산골 곳곳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발이 되었고, 산모와 환자들을 병원으로 수송하는 구급차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호주에서도 그의 사목은 길 위에서 펼쳐졌습니다. "길 위의 선교"라고 사람들이 말할 만큼 평생을 부지런히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호주 전역을 다니며 골롬반회 선교 홍보와 성소자를 초대하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한인 교포 신자들을 만나는 일도 중요한 사목이었습니다. 또한, 생명 운동과 임신 지원을 통해 취약 계층과 연대하는 활동가들을 30년 동안 동반하며 영적지도를 맡았습니다.
2년 반 전부터는 서호주 퍼스의 요양원(마거릿 후베리 하우스)에 머물며,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이들을 동반하면서 목자로서 사명을 끝까지 다하였습니다.
올해 서품 60주년인 갈 바오로 신부는 다음 달 6월 29일, 회경축 기념미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천상에서 주님과 먼저 간 선교사들의 환대 속에 못다 한 경축의 시간을 보내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당신의 충실한 사제 갈 바오로 신부에게 영원한 천상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비추어 주소서. 아멘."
**갈 바오로(Paul Anthony Carey) 신부**
1935년 5월 27일 호주 프리맨틀 출생
1957년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입회
1963년 6월 29일 사제서품
1964년 한국 도착
1965년 춘천교구 철원성당 보좌
1969년 춘천교구 서석성당 주임
1972년 호주 파견
1978년 원주교구 영월성당 주임
1983년 제주교구 성산포 주임(임시)
1983년 호주 파견
2023년 5월 4일 호주에서 선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