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_안인성 패트릭 신부

마태오 복음의 마지막 구절은 선교사들이 좋아하는 말씀입니다(28,16-20). 복음서 저자는 세상 끝까지 가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는 선교사의 사명을 단 몇 문장에 담아냈지요. 그런데 복음서의 이 극적인 결말 속에 매우 현실적이고 흥미로운 문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마태 28,17). 사도들 모두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뵙고, 그분의 분부대로 그 산꼭대기에 와 있었다면, 어찌하여 그들 가운데서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었을까요?

이 궁금증을 풀 여러 단서가 마지막 몇 구절에 들어 있습니다. 그중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만남의 장소입니다.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께 십계명을 받은 부분(탈출기 19장부터 참조)과 비슷하게 마태오 복음에서도 여러 산이 나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법이 세워지고 있는 과정을 암시합니다. 드디어, 마지막 산 위에서 이루어진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극적인 만남은 이 모든 것이 이제 완성되었음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위기에 처하고 정체성과 씨름하던 무리로서 사도들은 의심할 권리가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조상들에게 하신 약속과 선택된 민족이라는 믿음 때문에, 과연 이 새로운 생각과 의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자문해야 했을 것입니다.

사도들의 의구심에는 또 다른 차원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마태 28,18)라는 단순한 표현에 주목해 봅니다. “다가가다”는 마태오 복음에 자주 등장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다가가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방향과 역할이 완전히 뒤바뀌었고,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다가가시고, 요청하시게” 되었습니다.

반복된 배신, 모욕, 고문 끝에 잔인하게 처형당한 후 부활하신 그분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저마다 해야할 사명을 알려 주시려고 사도들에게 “다가가” 이르셨습니다. 그때 사도들이 품었을 의심과 동요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누구요? 뭐라고요? 우리가요?”

『골롬반선교』 봄호에서는 골롬반회 평신도선교사 30주년을 조명합니다. 특히, 자신의 선교 생활 30년을 돌아보는 장은열 골롬바 선교사의 글을 싣게 되어 영광입니다. 또한,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정진만 안젤로 신부가 쓴 복음서에 관한 특집 연재를 시작합니다. 아주 반가운 얼굴도 만날 수 있습니다. 고 미카엘 신부와 신오복 안토니오 신부가 한국 선교 활동을 통해 받은 은총을 나눴고, 주다두 신부는 이주민과 함께하는 이야기를, 부재환 프란치스코 신부(제주교구 지원사제)는 파견을 준비하는 소감을 들려주었고, 이우빈 라우렌시오 신학생은 자신의 성소를 성찰하였습니다.

끝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근 회칙 『모든 형제들』 일부를 나누겠습니다. 이는 이주민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더 넓은 차원에 접근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의심과 두려움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 방식에 영향을 주어 결국 우리가 옹졸하고 폐쇄적인 사람이 되고 심지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종 차별주의자가 되어 버릴 때입니다. 이처럼 두려움은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바람과 그러한 역량을 우리에게서 빼앗아 갑니다”(41항).

여러분 각자에게 다가가시어 사명을 들려주시는 예수님과 만나는 복된 부활절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글  안인성 패트릭 신부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지부 『골롬반선교』 편집장

『골롬반선교』 2021년 봄호(통권 제118호) 3쪽

By |2021-04-16T11:19:57+09:002021-04-09|골롬반 소식|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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