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선교를 위한 “꿈꾸기”_비다 히퀼란 선교사

하느님 선교를 위한 “꿈꾸기”

글  비다 아모르 히퀼란 Vida Amor Hequilan 선교사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평신도선교사. 필리핀 출신으로 2006년부터 대만에서 선교하였으며, 2017년 골롬반평신도선교사 중앙 리더십팀 코디네이터로 선출되어 골롬반회 본부가 있는 홍콩에서 일하고 있다.

음 골롬반회 평신도선교사에 관해 들었을 당시 저는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를 겪고 있었고, 제 미래를 앞에 두고 갈림길에 서 있었습니다. 선교사의 삶으로 막 발을 디뎠을 때도 어떻게 선교사가 되는지도 몰랐고, 제 신앙과도 씨름하고 있었기에 스스로 너무 부족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던 중 필리핀 민다나오섬 오사미스에서 활동하는 골롬반 선교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저에게 부족하다고 느꼈던 다른 어떤 힘을 그들에게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한줄기 빛을 본 듯했고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이 새로운 길을 계속 걸어가 보고 싶은 열망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만으로 파견되었습니다. 새로운 나라와 문화에 적응하느라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러한 시간을 지나오면서 하느님과 저의 관계는 깊어지고 성숙해졌습니다. 차차 그곳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를 사랑하게 되면서, 놀랍게도 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제 부족함과 나약함을 느끼며 수없이 도전 받고 의구심에 사로잡히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만남을 통해 받은 선물은 제가 겪은 어려움보다 훨씬 컸기에 제 마음은 행복했습니다. 오히려 제 약함을 통하여 하느님을 더 신뢰하고, 제 삶과 선교 여정을 성령께서 이끄시도록 내어 맡기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2017년부터 2021년 8월까지 골롬반평신도선교사 중앙리더십팀으로 활동했던 비다 히퀼란, 케빈 쉬린, 손선영 선교사

하느님 선교에 관한 제 이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발전했습니다. 선교는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서로 배우고 가르쳐 주며, 세상과 하느님의 피조물들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런 통찰을 하게 되면서 하느님과 관계도 돈독해지고 무엇보다 하느님의 선교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 선교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고, 그 사명의 모든 차원에 기여하도록 부르심을 받는다고 저는 믿습니다. 하느님의 통치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우리는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과 연대하는 촉매제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필리핀에서 중요한 개념인 “바야니한(Bayanihan)”이 떠오르는데 이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이웃을 돕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을 여럿이 분담하면 더 쉽게 해낼 수 있다는 뜻으로 “공동체 정신”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바야니한이 가장 잘 드러난 경우 는 시골에서 사람들이 이사갈 때입니다. “바하이-쿠보(Bahay kubo)”라고 하는 필리핀 전통 가옥을 새로운 집터로 옮기려면 나무 장대를 집 바닥에 넣어 엮은 다음 여러 사람이 어깨 위에 집을 얹어서 옮겨야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도와야 합니다. 가장 최근에 반포한 회칙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동체에 대한 비전에 색다른 차원을 추가하셨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지탱하고 도와줄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앞을 바라보도록 서로 도움을 줍니다. 함께 꿈꾼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합니까?”(『모든 형제들』 제8항). 교황께서 보시기에 공동체는 집을 옮기는 것처럼 현실적이며 생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할 뿐 아니라 미래를 그리는 바탕이기도 합니다.

필리핀에서는 집을 옮길 때(이사) 이웃들이 돕는 전통이 있다. 이는 이 나라 사람들의 공동체 정신을 잘 드러낸다. ⓒ저작자: Bonvallite,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ayanihan_1.JPG

저는 2017년 골롬반평신도선교사의 중앙 코디네이터로 선출되었습니다. 한국 출신 손선영 카타리나 선교사를 비롯한 다른 팀원들과 함께 일상적인 선교 활동을 수행해 가면서, 각 나라에서 활동하는 골롬반회 평신도선교사들의 재능과 은사를 발견하고, 그들의 활동을 북돋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골롬반 평신도 선교는 골롬반회의 사제들, 후원자와 은인들, 직원들과의 파트너십과 협력에 기반하여 하느님 사명에 참여해 오고 있습니다. 이런 협력 관계는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재능을 발견해 주는 것을 원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리더십팀이라는 위치는 부담이 크긴 해도 특권을 갖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책임이 리더십팀에 부여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제약이 많아진 상황에서 우리는 활동이나 행정을 하는 대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언급하신 “꿈꾸기”에 맞추어 우리의 초점을 조정해야 했습니다. 우리는 심사숙고할 시간을 가지면서 앞날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현실에 창의적으로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쁘게도 평신도선교사들뿐 아니라 골롬반 선교회 사제들도 같은 상황에서 함께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지부는 1990년부터 평신도들을 선교사로 받아들이고 많은 이들이 해외로 파견될 수 있도록 동반하였습니다. 이러한 헌신으로 뛰어난 평신도선교사들을 배출했고, 오늘날 힘든 시기인데도 계속해서 한국 젊은이들은 선교를 위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있습니다. 이 젊은이들이야말로 평신도 선교라는 한국 천주교회의 오랜 전통을 잇는 희망의 불씨입니다. 저는 이들과 연대하는 마음으로 선교의 밝은 미래를 꿈꾸겠습니다.

 

2017년 골롬반평신도선교사 국제회의

*번역: 배영재 요세피나

『골롬반선교』 2021년 여름가을호(통권 제119호) 12~13쪽

By |2021-09-17T09:48:14+09:002021-09-17|골롬반 소식|0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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