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리스도의 사절입니다: 이주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 돌봄과 존엄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절입니다. 마치 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권고하시는 것과 같습니다." (2코린토 5,20)
글: 안재선 제이슨 신부(성골롬반외방선교회)
사진: 마석 필리핀 가톨릭 공동체
교황 레오 14세는 모든 이주민이 언제나 존중받아야 할 고유한 인간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국가는 국경을 관리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비인간적인 대우를 거부하며, 모든 사람에게 인간적인 대우와 정당한 법적 절차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26년 5월 16일, 이러한 메시지는 마석 지역에서 구체적인 모습으로 실현되었습니다. 제가 마석 필리핀 가톨릭 공동체 담당 사제로서 제안한 필리핀 대사관 순회 영사 서비스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가족관계 등록, 여권 업무, 서류 인증 및 공증 등 다양한 영사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이것은 대사관과 우리 공동체 모두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필리핀 대사관이 이 지역에서 이러한 순회 영사 서비스를 진행한 것도 처음이었고, 우리 공동체가 이런 프로그램을 함께 준비하고 공동 주관한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이번 순회 서비스가 특별히 의미 있었던 이유는 우리 공동체의 현실 때문입니다. 우리 신자들 가운데, 심지어 일부 봉사자들 가운데에도 자신의 상황 때문에 대사관까지 자유롭게 이동하기 어려운 이들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영사 서비스를 그들 가까이로 가져온 것은 단지 실용적인 일이 아니라, 깊이 목회적이고 인간적인 일이었습니다. 이는 그들의 행정적 필요뿐 아니라 존엄성, 취약함, 그리고 삶의 현실까지 인정하려는 노력이었습니다.
마석 필리핀 가톨릭 공동체 담당 사제로서, 저는 페르난데즈 대사님과 다카나이 영사님을 비롯한 필리핀 대사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의정부교구 산하 이주민 지원 기관인 구리 EXODUS(엑소더스)의 성 루카 클리닉과 마석성당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들의 협력과 지원이 없었다면 이번 사명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저는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사로서, 지역 교회 안에서 특히 정의, 평화, 그리고 피조물 보호의 영역에서 선교적 책임 의식을 키워가는 사명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순회 영사 서비스를 그러한 소명의 구체적인 표현으로 봅니다. 주변부 공동체에게 '그리스도의 사절'이라는 말은 단순한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인간 존엄을 지키고, 정의를 실천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자비로운 행동이 되어야 합니다.

2026년 5월 16일 마석 필리핀 가톨릭 공동체에서 열린 필리핀 대사관 순회 영사 서비스 현장 모습. 이 콜라주는 여권 업무, 가족관계 등록, 서류 인증, 상담, 그리고 필리핀 이주민들을 위한 공동체 지원을 통해 이루어진 섬김, 협력, 동행의 순간들을 담고 있다. 가운데 사진은 베르나데트 페르난데즈 대사(가운데 착석)를 중심으로, 그 옆에 마석 필리핀 가톨릭 공동체 담당 사제인 안재선 제이슨 신부, 그리고 필리핀 대사관 영사 서비스 담당자들, 가톨릭 공동체 임원 및 봉사자들이 함께한 단체사진이다. 이들의 협력과 헌신이 이번 순회 영사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